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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박병태 대구경북양돈농협 중동지점장

입력
2018.03.1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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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태 대구경북양돈농협 중동지점장이 지점 내 마련된 도서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okilbo.com
박병태 대구경북양돈농협 중동지점장이 지점 내 마련된 도서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okilbo.com

“은행, 이젠 더 이상 돈 빌려주고 빌리는 것이 다가 아니죠. 지역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책도 읽고 휴식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꾸미겠습니다.” 박병태(53) 대구경북양돈농협 중동지점장. 그는 지난해 말 대구 수성구 중동에 새로 문을 연 지점을 주민친화형 지역 문화공간으로 꾸며 주목을 받고 있다.

중동지점은 겉은 금융기관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전혀 딴판이다. 곡선 형태의 디자인은 아늑한 카페처럼 느껴진다. 고객 대기 공간은 직원 업무공간보다 더 넓다. 처음 찾은 고객들은 잘못 찾아온 게 아닌지 당황할 정도다.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영업점 내부의 도서관이다. 230여㎡ 공간 중 70여㎡나 된다. 어린이서적부터 생활, 문화, 인문, 종교까지 다양한 장르의 600여 권의 책이 가득 쌓여있다. 박 지점장은 “설계단계부터 업무공간보다 편의시설, 도서관 등 지역 주민의 필요에 맞는 공간으로 꾸미고자 했다”며 “인근 주민들 사이 입소문이 나 도서관으로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도서관의 운영도 신용을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할 때 들고 갔다가 반납하는 방식으로 한다. 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박 지점장은 “고객들의 자발적인 기증으로 책이 되레 늘고 있다”며 “고마움에 보답하는 뜻에서 작은 사은품 정도를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금융기관 영업점은 대구에선 아직 생소한 편이다. 설계자부터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표준설계도로 하면 간단하지만, 특별하게 하려다 보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일반적인 인테리어에 비해 비용이 서너 배는 들었을 것 같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그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개점 45일 만에 예수금 100억원을 돌파했다. 3~5년은 걸리는 정상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의 호응에 부응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30분 연장했다. 인근 중동시장 상인들의 편의에 맞춰 오후4시30분에 마감한다.

박 지점장은 “은행을 지역과 별개라고 생각하는 인식들이 많은데 은행도 지역발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앞으로 지역과 함께 발맞춰가는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우혜린(23) 주임(왼쪽부터), 하진영(43)차장, 박병태(53) 대구경북양돈농협 중동지점장, 이소윤(42) 대리, 유창훈(37) 대리가 업무 마감 후, 은행 내 마련된 휴식공간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우혜린(23) 주임(왼쪽부터), 하진영(43)차장, 박병태(53) 대구경북양돈농협 중동지점장, 이소윤(42) 대리, 유창훈(37) 대리가 업무 마감 후, 은행 내 마련된 휴식공간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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