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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감 후보에게 듣는다] 이태열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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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감 후보에게 듣는다] 이태열 예비후보

입력
2018.03.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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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바람 일으켜 명품대구교육 이루겠다”

이태열(64) 전 대구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이태열(64) 전 대구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교육감 출마 이유는?

“요즈음 교육 현장은 무척 어렵다. 학생은 학생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지치고, 사기가 떨어져 있다. 학부모님과 시민들도 자유민주주의 이념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상황에서, 사회 혼란에 빠져 있다.

무너진 교권으로 인해 선생님의 사기는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고, 지치고 사기가 저하된 선생님들의 교육력 손실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수호하고 대구교육공동체의 자존심과 명예 회복을 위해 대구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이제 대구교육이 살아날 수 있도록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켜야 할 때다.

‘학생은 신나고, 선생님은 보람있고, 학부모는 만족하고, 대구시민은 박수치는 교육, 모두가 존중받는 명품 대구교육’을 만들기 위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게 되었다.”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말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공교육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교육에 경제 논리를 적용한 2000년대부터다. 고경력 교사 한명을 명예퇴직 시키면 저경력 교사 몇 명을 임용할 수 있다는 경제 논리였다. 그 결과 고경력 교사들이 대거 교단을 떠나 교육공동화 현상이 심각하였고, 선생님들의 자존심은 훼손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의 사기가 떨어지니 공교육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의 욕구와 경험이 적은 교사들과의 갈등, 스승 존경 풍토 붕괴는 물론 학생인권이 너무 강조되다보니 선생님들이 교육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 더욱 공교육이 무너지게 되었다.

이제 새로운 대구교육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선생님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존중받는 선생님은 열정과 사랑으로 학생을 대하며 학생을 존중한다. 존중받는 선생님과 학생을 통해 학부모가 존중받고, 결국은 대구시민이 존중받는 대구교육을 만들 수 있다. 교원을 존중하지 않는 교육현실에서 선생님의 사기를 되살리고 보호하도록 교권존중보호센터를 설립하여 공교육을 살릴 수 있도록 선생님을 존중하는 대구교육으로 만들겠다.”

-평준화 지역의 경우 학생ㆍ학부모들의 공립학교 기피현상이 심하다. 그 원인과 해결책은?

“일부 학부모가 사립학교를 선호하는 것은 사립학교의 진학지도에 대한 성과와 기대 심리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선생님들의 이동이 거의 없어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학지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해 공립학교의 경우 선생님 대부분이 4년마다 이동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공립학교에서도 진학지도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진학지도 교사의 근무연한을 늘이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여 판단할 생각이다.”

-정부가 자율형사립고 축소 내지 폐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과가 있을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권의 정치 논리에 따라 교육 정책이 너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좌파 정권에서는 평준화를, 우파 정권에서는 교육의 수월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며, 자사고 정책을 신설하다가 폐지하다는 등 정권에 따라 교육 정책이 영향을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학생과 학부모인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요구를 존중하는 수준에서 정책이 유지되어야 하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선택에 따라 단위학교에서 판단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교육청 등에선 방과후 '자율'학습을 사실상 폐지했다. 대구ㆍ경북은 상당수 학교가 실정에 따라 사실상 강제 자습을 하고 있는데, 그 효과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후보의 견해는.

“일부 학교가 강제로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율학습의 효율성을 알고,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자율학습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 수준높은 방과후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설하여 방과후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중고교 교실에서 교사의 수업을 듣는 학생은 극소수다. 대부분은 졸거나 자습을 하거나 학원 숙제를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교사는 "다 알지"라며 과제만 내 주는 경우도 있다. 수준이 천차만별인 학생을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데 따른 현상이다. 일부 국어 영어 수학 등 기초과목에 대해 한 반을 수준에 따라 2, 3개 그룹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시도하는 학교도 있지만 흐지부지되고 있다. 30년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는데 일부 학부모와 단체에서 '차별'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언제까지 교실에서 10~20%만 교사의 수업에 귀 기울이고, 나머지는 딴짓을 하는,,, 사실상 엄청난 예산낭비인데 이를 방치할 것인가. 후보의 생각은.

“수업 시간에 졸거나 학원 숙제를 하는 등 교실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이 있는 것은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강의식 수업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듣는 수업’에서 ‘참여하는 학습’으로 전환시키는 ‘협력학습’을 확산할 것이다. 이미 많은 학교에서 교사의 가르치는 방법을 혁신하여 학생 모두가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습방법을 바꾸어 성공사례들이 많이 있다. 물론 교사들의 수업방법 개선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서울 인천교육청 등에선 앞으로 상ㆍ벌점제를 없애고 휴대전화 사용도 허용한다고 한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체벌 금지 후속조치인 상벌점제가 폐단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학생이 말을 듣지 않아 벌점을 주었더니 학교장은 벌점을 줄여주라 하고, 교사는 학생에게 방과후에 과제를 부여한다. 그 교사는 제대로 수행하는지 감독을 하기 위해 학교에 남아야 한다. 그러니 아예 벌점을 주지 않으려 한다. 학생지도 수단이 전무해졌다고 하소연한다. 학생인권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은 어떤 게 있을 수 있나.

“상벌점제와 휴대전화 사용 문제는 학생 인권 존중과 학습권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의견수렴을 충분히 하여 판단하도록 하겠다.”

-농어촌은 물론 대도시도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현안과제로 대두했다. 일각에선 통폐합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다른 한쪽에선 소규모학교 운영 유지비용뿐 아니라 축구도 편을 나눠 할 수 없는 등 공동체 활동의 문제 등을 이유로 통폐합을 해야 한다고 한다. 후보의 견해는.

“대구에서는 행복학교 중에서 소규모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성공하고 있다. 교육에 지나친 경제논리로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도심의 공동화 현상 또는 외곽지의 소규모학교의 장점을 살려 특성화된 소규모 학교를 다양하게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상급식 확대에 대한 견해와 재원 확보 방안은.

“세상에 존재하는 대상 간에 절대적인 평등은 있을 수 없지만, 교육현장에서만은 학생과 학부모의 심리적인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구의 교육복지는 어떤 이유로든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역차별과 위화감으로 가슴에 상처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대구교육공동체가 나서서 학생들이 가장 기본적인 먹는 것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교육복지를 실현하겠다. 이를 위해 2019년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2020년에는 중고등학교로 무상급식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유ㆍ초ㆍ중ㆍ고등학생에게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

교육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청 재정의 합리적 조정·운용과 대구교육복지재단을 설립하여, 교육복지 재원을 확보하겠다.”

-제주에서 현장실습에 나선 민호군 사망사고로 특성화고교 현장실습제도에 경종이 울렸다. 정부는 졸업 전 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금지키로 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은.

“특성화고교의 현장실습제도는 좋은 제도로 판단하여 시작했는데, 제도가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면 금지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장실습제도의 목적과 효용성에 필요하며, 단지 운영상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사고나 악용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 근절 방안은.

“학생, 선생님, 학부모가 서로 존중받는 교육세상을 만드는 것! 이것이 교육자로서 제가 평생 가슴에 간직해 온 꿈이다. ‘존중’이야말로 모든 교육과 사회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오랜 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구교육에 ‘존중’이라는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인성을 함양하기 위하여 가정과 학교, 사회의 인성교육환경을 조화롭게 조성하고, 인성교육센터 설립과 상호존중교육으로 학교폭력을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등 더불어 살아가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

-학원 교습시간 제한, 어떻게 생각하나.

“대구의 경우 학원 교습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한 결과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의 경우 부유층의 고액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하고 있다. 학교급별로 교습시간을 단계별로 제시하도록 신중하게 판단할 생각이다.”

-도시지역 남녀공학 학교 기피현상이 심하다. 남녀공학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내신성적 등에 있어서 불만이 많은 학생, 학부모들이 많다. 성적을 평가할 때 남녀 특성이 다른데 같은 잣대로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이성문제에 대한 불안감도 많다. 대구의 경우 일부 공학 학교의 상당수가 단설로 복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의 입장은.

“남녀공학 문제는 획일적으로 결정하는 것보다는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최대한 존중해서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는 이제 일반화하고 있다. 효과적인 다문화교육에 대한 한 말씀.

“다문화교육 대상자를 지원하고 차별하는 교육보다는 모든 학생들이 다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 풍토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학교급별로 학교마다 다문화교육 페스티벌, 다문화교육대상자에 대한 이중언어 등의 다문화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모든 선생님들이 다문화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연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북에선 소규모 중고교를 통폐합한 뒤 기숙형 중고교를 만들고 있다. 확대 축소 속도조절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대구는 경북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것보다는 특성화 중고등학교로 전환하는 등 존속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

-공립유치원 확대 여부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확대를 요구하는 학부모와 원아 감소로 경영난을 겪는 사립유치원의 이해가 충돌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에 대해 예산지원과 동시에 감독을 강화해 공립처럼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데, 후보의 견해는.

“이미 중고등학교는 공립과 사립 구분 없이 사립학교에도 학교운영비를 동일하게 지원하고, 학부모의 교육비도 똑같이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공립유치원에 지원하는 것처럼 사립유치원에도 같은 수준의 예산지원으로 유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행 무공천 직선제 교육감 선거제도가 비용이 과다하게 드는 등 부작용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현행 직선제 교육감 선거제도로는 선거비용이 과다하게 들 수밖에 없다. 현행 제도와 러닝메이트는 선거꾼과 정치꾼이 교육감 선거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 시장과 러닝메이트는 교육이 완전히 정치와 결탁하는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교육수요자인 전체 학부모와 교육당사자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간선제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부가 9월부터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교직경력 15년 이상이면 교장이 될 기회를 주는 내부형교장공모제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은.

“교사자격증이 없는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을 용인할 학부모나 시민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교사에게는 교사자격증이 있듯이 교감과 교장에게도 교감자격증과 교장자격증이 필요하다. 따라서 단위학교의 책임자인 교장에게는 학교경영에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도록 오랜 시간동안 교육과 자격을 검증할 시스템이 있어야 하므로 교장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교장자격증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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