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 폭로’ 김지은
“저희 가족, 특정 세력 안 속해”
항간에 떠도는 ‘공작설’ 일축
허위정보 유통 법적대응 검토
#정봉주ㆍ박수현은 의혹 부인
鄭 “성추행한 사실 없다” 회견
서울시장 경선 도전 지속 의지
朴 “불륜설, 개인사 가공 음해”
충남지사 선거운동 재개 선언
#민병두는 의원직 사퇴서 제출
민주당 지도부 거듭 만류 불구
“어디에 있건 공의 위해 헌신”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미투(#Me Too)’가 2차 피해, 진실 공방 등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피해자는 2차 피해를 막아달라고 호소하는가 하면, 가해자로 지목된 일부는 의혹을 부인하거나 정치적 음해라며 역공을 펴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12일 언론에 자필 편지 형태로 자신과 가족을 둘러싸고 유통되는 ‘소문’에 “사실무근”이라 맞섰다. 김씨는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고 항간에 떠도는 ‘자유한국당 공작설’을 일축했다. 이어 ‘저에 관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 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다. 다만 제 가족들에 관한 허위 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씨 변호인은 허위 정보 유통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안 전 지사 진술이 김씨 진술과 엇갈려, 진술 분석과 함께 참고인 조사 및 압수수색 내용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김씨는 검찰에 안 전 지사와 나눈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미안하다’ ‘괘념치 마라’고 보낸 메시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 전 지사 성폭행 추가 피해자 고소가 접수된 뒤 안 전 지사를 재소환할 계획이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복당과 서울시장 후보 경선 도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 23일이건, 24일이건 간에 A씨를 만난 사실도 성추행한 사실도 없다”며 “성추행 의혹 보도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은 앞서 7일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호텔 카페 룸에서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즉각 해당 일자에 A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며 알리바이를 공개했다. 하지만 프레시안이 11일 성추행 날짜가 24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후속 보도를 내놓자, 정 전 의원이 이를 다시 부인한 것이다.
프레시안은 그러자 이날 “23일 일정을 수행하던 중 차로 렉싱턴 호텔에 데려다줬다”는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카페지기였던 정 전 의원 측근의 증언을 추가 보도했다. 이 인사는 “2011년 1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잠자는 시간 빼고는 정 전 의원과 계속 같이 있었다”며 “안 그래도 바쁜데 ‘중요한 약속이 있다’고 해서 호텔에 갔다. ‘빨리 나오셔야 하는데’ 하면서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프레시안에 전했다.
A씨도 입장문을 내고 정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A씨는 ‘저는 미투 이후 단 한 번도 사건 당일 날짜를 번복해 진술한 적 없다’며 ‘사건 당일은 변함 없이 2011년 12월 23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장소로) 증언에서 언급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라는 단어를 악의적으로 호텔룸이라고 각색해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남지사 예비후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불륜설’을 음해로 규정하고, 안희정 전 지사 성폭행 폭로 이후 중단했던 선거운동을 이날 재개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충남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 운동과 개인사를 가공한 흑색 선전은 분명히 다르다”며 “진정성을 갖고 도민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에서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선 “이번 논란으로 도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충남 도민이 판단해 주실 줄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변인이 안 전 지사와 차별화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민주당 내 여론은 차갑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전 대변인의 자진 사퇴를 권유하기로 결론 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간을 끌면 진흙탕 폭로전이 계속될 수 있다”며 “본인은 억울할 수도 있지만, 당으로서는 전체 선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박 전 대변인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검증위를 다시 소집해 당 예비후보 자격을 강제 박탈하겠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반면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부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에 공식 제출했다. 민 의원은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앞으로도 어디에 있건 공의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10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사실관계에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반박하면서도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