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물러난 바다에 봄이 찾아 왔다. 종일 너울대던 바닷물도 저 만큼 물러나 호수처럼 고요 하다.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조개 껍질이 융단처럼 깔린 갯벌을 지나 한 어민이 일터로 간다. 빨간색 장화와 장갑으로 무장을 했다. 붉은 통에 챙겨 넣은 작업도구가 봄날의 나른 함을 경계하듯 머리를 내밀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만물에게 봄이 공평하게 찾아왔다. 텅 빈 듯 가득 찬 바다에서 무엇을 담아낼까. 2018.03.12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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