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주장 강아정(가운데)이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W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이제 나이를 먹었나.”
어느새 프로데뷔 11년차 베테랑인 강아정(30ㆍ청주 KB스타즈)은 중요한 경기에서 값진 1승을 거두고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는 잘해야 된다는 생각에 되게 설레였는데 이제는 그냥 정규리그 같다. 담담하다”며 “내가 너무 긴장을 안 하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아정을 앞세운 여자프로농구 KB가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신한은행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인천 신한은행과의 첫 경기에서 75-57로 대승을 거뒀다. 3전2선승제로 치러지는 단기전에서 첫 승을 거둔 KB는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아산 우리은행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승리 주역인 강아정은 담담하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질문에 답하고는 미소 짓는 여유도 보였다. 나란히 옆에 앉은 신인 박지수(20)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박지수는 설레고 기쁜 마음을 발그레해진 얼굴로 표출했다.
강아정이 대범한 이유는 목표가 이날의 승리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려고 온 게 아니라 더 큰 목표가 있어서 그런지 크게 동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는 연속 7번째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번번이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KB는 6개 구단 가운데 우승 경험이 없는 유일한 구단이다. 그만큼 최종 승리에 목이 말라있다.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꿈에 부풀어있다.
KB의 장점은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이 고르게 힘을 낸다는 점이다. 2016-2017시즌부터 합류한 괴물 신인 센터 박지수와 더불어 외국인 포워드 모니크 커리와 센터 다미리스 단타스가 매 경기 더블더블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인다. 뛰어난 기량의 스타급 선수들이 많지만 이들이 하나가 돼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하는 팀워크도 매우 중요하다. 팀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고 궂은일을 도맡아서 해내는 일은 강아정의 몫이었다.
안덕수 KB 감독도 강아정의 이러한 면모를 칭찬했다. 안 감독은 이날 승리 후 “모든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주장인 강아정에게 고맙다”며 “팀 에이스 다웠다”고 칭찬했다. 대표 슈터인 강아정은 열살 아래 동생 박지수와 호흡을 조절하며 슈팅 기회를 나누고 내ㆍ외곽 밸런스를 맞추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냈다.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36분22초를 뛰었고, 16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심리적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여자 농구에서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역할도 하고 있다. 훈련과 경기 중 외국인 선수들과 더불어 팀원들의 기분을 풀어주고 중재하는 리더 몫을 해내고 있다.
강아정은 “2차전에서 이겨야 챔프전에 승산이 있다. 신한은행은 이제 지고 싶지 않을 텐데, 우리는 넘어서야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3위로 봄 농구에 합류한 신한은행을 상대로 KB는 기록과 전력면에서 우위에 있다. 사실상 최종 상대는 우리은행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쉽지 않은 상대다. 우리은행 역시 6회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KB와 신한은행은 13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2차전을 펼친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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