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고진영이 18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쿠용가 골프클럽(파72·659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전인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LPGA 홈페이지
2018시즌 초반 세계 여자 골프계를 양분하는 한국과 미국간에 전쟁이 불붙고 있다. 2014년 이후 득세하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초반 한류바람이 올해 미국세에 완전히 저지되면서 흥미를 고조시킨다.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 재미 동포 골퍼 미셸 위(29ㆍ한국명 위성미)가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정상을 차지하면서 이 대회 한국의 3년 연속 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 여파로 한국과 미국 골프의 초반 판세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미국이 시즌 첫 4개 대회에서 3승을 쓸어 담은 반면 한국은 신인으로 67년 만에 LPGA 데뷔전에서 우승한 괴물 루키 고진영(23ㆍ하이트진로)의 1승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초반 기 싸움은 전체 시즌의 향방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다. 2013년 첫 4개 대회에서 한국과 미국은 각각 2승 2패씩을 나눠가진 뒤 다음 다섯 시즌 동안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해왔다.
2014년은 첫 4개 대회에서 미국이 2승, 한국은 1승도 없었다. 그 해 한국이 14번째 대회 만에 박인비(30ㆍKB금융그룹)가 정상에 설 때까지 미국은 8번이나 우승을 독식했다.
2015년부터는 판도가 완전히 뒤바뀐다. 4개 대회에서 한국이 3승, 6개 대회 기준으로는 5승을 쓸어 담은 데 반해 미국은 7ㆍ8번째 대회 만에 연속 2승이 나왔다. 2016시즌도 첫 4개 대회 한국 3승 및 6개 대회 4승이 나왔고 미국은 1승에 그쳤다. 이런 추세는 2017년으로 이어져 한국 3승, 미국 1승의 구도가 형성된다.
올해는 미국이 2014년 이후 4년 만에 반격을 가했다. 시즌 개막전이던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브리타니 린시컴(33ㆍ미국)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두 번째 대회인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에서 고진영이 맞받아쳤으나 세 번째 혼다 LPGA 타일랜드의 제시카 코다(25ㆍ미국)와 싱가포르에서는 미셸 위가 무너진 자존심을 세웠다.
초반 강세가 반드시 시즌 전체 판도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부분 영향을 미쳐왔다. 2014년 첫 4개 대회 결과가 앞섰던 미국이 13승, 한국은 10승을 거뒀다.
반대로 한국이 기선을 제압한 2015년에는 한 시즌 최다인 15승이 나왔고 미국은 7승으로 뚝 떨어졌다. 2016년도 한국 10승, 미국은 불과 2승으로 고개를 숙였다. 2017시즌 역시 15승의 한국과 8승의 미국이 대비를 이뤘다.
최근 4년간 첫 4개 대회 결과에서 리드한 나라가 최종 승수에서 우위를 점했다. 범위를 넓혀 6년간의 변천사를 볼 때 3대1의 스코어가 난 2018시즌은 적어도 지난해만큼의 압도적인 승수가 나오기는 힘들 수 있다는 걸 알리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한국이 초반 열세를 딛고 짜릿한 역전극을 일궈내 4년 연속 국가 간 대결구도에서 승리할지 여부는 올해 LPGA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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