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사진=토트넘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나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팀과 조국을 위해 골을 넣는다”
한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6ㆍ토트넘)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임박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펄펄 날고 있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각) 영국 본머스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본머스전에서 멀티골(2골)을 기록하며 팀의 4-1 역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승리 직후 인터뷰에서 “우선 나의 미소가 돌아왔다”며 기쁨을 표현함과 동시에 “나 자신만이 아닌 조국(한국)을 위해 골을 넣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토트넘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7시간 뒤 한국에서는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 원정을 떠날 23명의 엔트리를 발표했다. 손흥민 역시 다가오는 러시아 월드컵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의 골 소식이 연일 들려오는 것은 여러모로 희소식이다.
손흥민은 이날 리그 11ㆍ12호 골과 함께 시즌 17ㆍ18호 골까지 작성했다. 최근 득점페이스를 보면 더 무섭다. 지난달 로치데일(3부 리그)과의 FA컵 경기 득점부터 4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왔고 이 가운데 3번의 멀티골을 기록해 4경기 동안 무려 7득점을 올렸다. 이 정도면 월드클래스라고 할 만하다. 득점도 리그에만 국한되지 않고 FA컵부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까지 가리지 않는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인 9.13점을 매겼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 패배 이후 눈물 흘리는 손흥민(오른쪽)/사진=OSEN
태극마크를 단 선수라면 마찬가지겠지만 손흥민에게 월드컵은 더욱 각별하다. 4년 전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벨기에전을 마친 뒤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펑펑 눈물을 흘린 손흥민의 모습은 아직까지 축구팬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손흥민은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8강전에서 패한 뒤에도 눈물을 흘렸다. 당시 서럽게 울던 손흥민은 이제 명실상부 대표팀의 에이스가 됐다. 그는 "브라질에서의 눈물을 항상 기억한다”며 월드컵을 기다려 왔다.
신태용호는 3월 말 유럽에서 북아일랜드(24일ㆍ이하 한국시간)-폴란드(28일)와의 평가전을 갖고 월드컵 모의고사를 치를 예정이다. 신태용호에 승선하기 위한 공격수 포지션 경쟁 구도는 그간 ‘손흥민 파트너 찾기’라 봐도 무방했다. 신 감독은 손흥민을 붙박이 공격수로 일찌감치 낙점해 놓은 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파트너를 물색해 왔다. 국내파부터 해외파를 거리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의 공격수들이 신 감독의 검증을 거쳐 갔다. 전술적 가치가 높은 손흥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대표팀의 운명이 바뀔 수 있을 만큼 손흥민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손흥민 한 명에 쏠린 전력은 대표팀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신 감독은 “손흥민이 지금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피로가 남아 월드컵 때는 사이클이 내려가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고 애써 웃었다. 신 감독은 이달 말 평가전을 통해 손흥민의 어깨 위 짐을 덜어줄 파트너를 더욱 치밀하게 검증할 계획이다.
이날 공격수 명단에는 손흥민 외 김신욱(29ㆍ전북), 이근호(33ㆍ강원),황희찬(22ㆍ잘츠부르크) 등이 포함됐다. 신 감독은 석현준(27ㆍ트루아)과 지동원(27ㆍ다름슈타트)등을 유럽으로 가서 직접 점검했지만 오히려 눈도장을 찍은 이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197cm)이었다. 김신욱은 지난해 열린 EAFF E-1 챔피언십(3골)과 올해 터키 전지훈련(4골)에서 6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는 골감각으로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신 감독은 “이번 23인 엔트리는 100%가 아닌 월드컵 본선 대비 80%”라고 말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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