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밴드 음악의 기반이 취약한 국내 음악 시장에서 걸밴드는 더욱 찾기 어렵다. 장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일부 유명 밴드들이 장르 전체를 대표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점차 걸밴드의 존재는 지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뭉친 밴드 마르멜로는 지난해 '퍼펫'으로 메이저 진출의 성공적인 신호탄을 쏘며 가요계에서 자신들만의 존재감을 확실히 새겼다. 데뷔 곡과 분위기를 180도 바꾼 신곡 '웨이크 미 업'은 마르멜로가 앞으로 보여줄 색의 시작에 불과하다.
-'퍼펫' 때는 에너지 넘치는 느낌이었는데 '웨이크 미 업'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현아="퍼펫' 때는 귀여운 이미지를 보여드렸는데 이번에는 성숙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다. (웃음) 소녀에서 숙녀가 된 느낌으로 봐 주셨으면 한다."
-봄 느낌이 물씬 난다. 계절감을 노렸나.
유나="노렸다면 노린 거라고 할 수 있겠다. 작년부터 신곡 발매 시기를 이쯤으로 생각하고 계속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미지 변신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유나="정말 힘들었다. 사실 우리가 공연에서는 '신나게 놀자!' 이런 분위기다. 그런데 이번 신곡에서는 성숙하면서도 예쁜 그런 이미지를 표현해야 했다. 재킷 사진 찍을 때나 뮤직비디오 찍을 때에도 예쁘게 나올 수 있게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현아="예쁜 척 하는 게 어렵더라. (웃음)"
마르멜로 멤버 도은, 다은, 가은(왼쪽부터)
-밴드를 구성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유나="우린 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이다. 우리끼리 그냥 밴드를 결성해서 활동을 하다가 지금의 회사를 만나게 됐다."
다은="처음에 밴드를 만들었을 때는 딱히 뚜렷한 계획은 없었다. 그냥 그 때는 막연하게 밴드가 좋았고, 음악을 하는 게 재미있었다. 처음엔 대관 공연으로 시작했다. 우리가 직접 돈을 내고 공연장을 빌렸고, 다른 친구들을 모아서 공연을 했다. 그러다 우리를 본 여러 공연, 클럽 관계자 분들한테 연락을 받아서 여기저기 다니며 공연을 했다. 그러다 이렇게 정식 데뷔까지 하게 된 거다.”
-마르멜로라는 이름은 어떤 뜻인가.
도은=“꽃 이름이다. 모과 꽃 이름. 마르멜로의 꽃말이 유혹이라고 한다. 음악으로 대중을 유혹하겠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정하게 됐다.”
-국내에서 밴드 음악의 입지가 좁은데, 이 장르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도은=“물론 돈도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것이겠지만 우리는 밴드를 하면서 그보다 더 큰 행복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밴드는 공연장에서 팬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한다. 그럴 때 느끼는 에너지나 분위기가 정말 크다. 록이라는 장르는 유독 그런 게 좋은 것 같다.”
다은=“공연할 때 쾌감이 정말 크다. 공연을 한참 안 하면 멤버들 모두 다운되고 우울해한다.”
-걸밴드로서 마주하는 편견도 상당할 것 같은데.
도은=“아무래도 ‘얘네 좀 하다 말겠지’, ‘아이돌 하고 싶어서 이러는 거겠지’라는 시선이 큰 것 같다. 그런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쇼케이스 때 일부러 아이돌 스타일의 무대를 보여드렸다. 우리가 진짜 춤을 못 추거든. 현아 말고는 노래도 못 하고. ‘봐라, 이 모양인데 어떻게 우리가 아이돌을 할 생각을 하겠냐’ 라는 마음이었다. (웃음)”
마르멜로 멤버 현아(왼쪽), 유나
-활동 목표가 있다면.
유나=“일단 이번 앨범을 통해 마르멜로를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다. 대중이 우리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려고 한다. 또 마르멜로로서 전 세계 유명 페스티벌 무대에 모두 서는 게 꿈이다.”
도은=“엄청나게 큰 욕심이 하나 있다. 마르멜로 타운을 건설하는 거다. 섬을 하나 사서 여가생활과 문화, 복지, 레저 등 여러 시설을 갖춘 랜드마크를 건설할 거다. 그렇게 해서 한국 경제와 문화계에 큰 이바지를 하고 싶다. (웃음)”
가은=“거리에서 우리 노래를 자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음식점에서도 나오고. 현실적으로 잘되는 게 이번 앨범 활동 목표다.”
현아=“길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 해 보고 싶다. (웃음) 지금은 너무 마음 편하게 다닌다. 또 한 가지는 라이브 공연을 많이 하는 거다. 라이브 공연에서는 이번 신곡과 또 다른 매력을 보실 수 있을 거다. 많이 보러 와 달라.”
다은=“이번 앨범 타이틀 곡 말고 자작곡 ‘문라이트’에도 굉장히 애정이 크다. 밴드 사운드가 더 강조된 곡이다. 3번 트랙 ‘문라이트’를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또 앞으로 잘 돼서 세계 각지에 별장을 두고 공연을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사진=롤링컬쳐원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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