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의를 표명한 게리 콘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후임에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로 꼽히는 크리스 리델(60) 백악관 전략담당국장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수입산 철강ㆍ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 결정에 반발, 사임 의사를 밝힌 콘 위원장은 조만간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NEC 위원장으로 리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역시 리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너럴모터스(GM)에서 재무담당 임원을 지낸 리델은 제지회사, 할리우드 기획사에서도 경력을 쌓았던 인물이다. 2010년 파산 위기에 처했던 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GM의 재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리델의 발탁을 고려한다는 건 성공한 재계 인사를 선호하는 그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확실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리델은 현재로선 콘의 후임 후보들 중에서 선두주자”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리델은 그 동안 통상정책과 관련해 강경한 보호무역 성향을 드러내 왔다. 특히 ‘무분별한 자유무역’과 관련해선 득보다 실이 크다는 입장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델이 차기 NEC 위원장에 오를 경우, 윌버 로스 상무장관ㆍ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정책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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