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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센 언니들, 엄마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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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센 언니들, 엄마로 돌아왔다

입력
2018.03.11 16:5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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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2개월만에 코트에 복귀해 승리를 거둔 세리나 윌리엄스. USA투데이 연합뉴스
1년 2개월만에 코트에 복귀해 승리를 거둔 세리나 윌리엄스. USA투데이 연합뉴스

2016년 3월 미국 인디언웰스, ‘제5의 메이저’라고 불리는 세계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BNP파리바 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37ㆍ미국)와 빅토리아 아자렌카(29ㆍ벨라루스)가 맞붙었다. 둘은 세계 여자 테니스계를 호령하는 스타였다. 윌리엄스는 186주 동안 세계 1위를 차지한 절대 강자였고 아자렌카 역시 2012년과 2013년 세계 1위에 올랐다. 경기는 아자렌카의 2-0 승리로 끝났다.

이후 둘의 테니스 인생은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아자렌카는 2016년 12월 아들 레오를 출산하기 위해 코트를 떠났다. 출산 6개월 만인 지난해 6월 WTA투어 마요르카 오픈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고 7월 윔블던에서는 4라운드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자취를 감췄다. 레오의 아버지 빌리 백키그와 별거하게 되면서 자녀 양육권 소송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양육권 소송이 종료되기 전 까진 레오를 거주지인 캘리포니아 바깥으로 동반하는 것이 금지돼 투어 생활을 더 이어나갈 수 없었다. 지난해 US오픈은 고민 끝에 포기했고, 올해 1월 호주오픈 와일드카드를 얻어 출전 의지를 불태웠으나 이마저도 철회했다. 최근 양육권 소송에서 승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아자렌카는 본격적으로 투어 생활에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 딸 알렉시스를 출산한 윌리엄스는 2018 호주오픈을 통해 복귀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출산 후 3달 만인 지난해 12월 ‘신성’ 옐레나 오스타펜코(21ㆍ라트비아)와 친선 경기를 펼쳐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움직임이 많이 둔했고 결국 호주오픈 출전을 철회했다. 윌리엄스는 지난달에는 CNN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출산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뻔한 긴박한 상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제왕절개에 이어 수술 부위가 터져 재수술해야 했고 합병증으로 6주간 병상에서 일어서지 못했다고 한다.

아들 레오 출산 이후 양육권 분쟁에까지 휘말리면서 한 동안 코트를 떠나 있던 빅토리아 아자렌카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복귀했다. EPA 연합뉴스
아들 레오 출산 이후 양육권 분쟁에까지 휘말리면서 한 동안 코트를 떠나 있던 빅토리아 아자렌카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복귀했다. EPA 연합뉴스

윌리엄스와 아자렌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진행중인 세계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BNP파리바 오픈 여자 단식 1회전을 가뿐히 통과하면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아자렌카는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윌리엄스는 지난해 호주오픈 이후 1년 개월 만에 나선 경기였다. 아자렌카의 랭킹은 204위까지 떨어져 있었고 윌리엄스는 최근 1년 간 공식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탓에 랭킹 자체가 없었다. 당장 우승을 노려볼 만큼 기량이 올라온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임신과 출산 이후 회복 기간을 거쳐 코트에 다시 돌아온 ‘위대한 엄마’들에게 팬들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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