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안전기준 준수 여부 조사
19개 제품은 표시 누락 개선명령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됐던 독성 화학물질이 함유된 탈취제 등 안전기준을 초과하거나 자가검사를 하지 않은 생활화학 제품이 다수 적발돼 판매 금지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9~12월까지 총 1,037개 제품에 대해 안전ㆍ표시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피죤 등 45개 업체(안전기준과 표시기준 위반 중복 업체 1개) 72개 제품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의 기준을 위반했다고 11일 밝혔다. 안전기준 위반으로 판매금지와 회수명령을 받은 제품은 34개 업체 53개 제품이다. 소비자 안전정보 표시를 누락한 12개 업체 19개 제품은 개선명령을 받았다.
10개 업체 12개 제품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 제품 내 함유가 금지된 유해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HMG와 MIT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원인 물질로, PHMG는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증명되기도 했다. 피죤의 탈취제 ‘스프레이 피죤 우아한 미모사향’과 ‘스프레이 피죤 로맨틱 로즈향’ 제품에는 PHMG가 들어 있었다. 성림바이오의 스프레이형 코팅제 ‘워터펀치’와 ‘K2 타이어 광택제’, 김서림 방지제인 ‘레인-X 인테리어 글라스 안티포그’ 에서는 MIT가 검출됐다. 박민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보건안전사업실 팀장은 ”유해화학물질이 들어간 스프레이 제품의 경우 사용시 흡입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외에 11개 업체 25개 제품은 품목ㆍ제형별로 설정되어 있는 물질별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고, ㈜뉴스토아가 수입한 합성세제 ‘퍼실 겔 컬러’ 등 13개 업체 16개 제품은 제품 출시 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자가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53개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지 못하도록 이들 제품 정보를 대한상공회의소의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에 9일 일괄 등록하고 한국 온라인 쇼핑협회에도 유통 금지를 요청했다.
이번에 안전ㆍ표시기준을 위반한 제품의 정보는 초록누리 사이트(ecolife.me.go.kr)에 공개되며, 회수명령 대상 제품을 갖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생산ㆍ수입업체의 고객센터나 구매처에서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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