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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로또 제치고… 제주반도체, 복권 수탁사업자 선정

입력
2018.03.09 16: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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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1000억원대 중소기업

낮은 수수료율 제시해 최고 점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제주반도체가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는 차기 복권수탁사업자로 선정됐다. 복권과 무관한데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갓 넘긴 중소기업이 10년 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온 나눔로또를 뒤집어 예상 밖 결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9일 제4기 복권수탁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제주반도체, 케이뱅크, 에스넷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동행복권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복권수탁사업자가 바뀐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복권사업 쟁탈전은 ‘3파전’으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기존 사업자인 나눔로또컨소시엄(동양 38%, NH농협 10%, 케이씨씨정보통신 10%)과 티켓 판매 경험이 풍부한 인터파크컨소시엄(인터파크 63%, 미래에셋대우 1%, 대우정보시스템 15%)의 양자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반도체가 주관 사업자로 나선 동행복권컨소시엄(제주반도체43.7%, 케이뱅크 1%, 에스넷시스템 12%)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참여, 당첨금 지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나눔로또와 인터파크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시중은행들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동행복권에 최고 점수를 부여했다. 동행복권은 기술 부문에선 두 컨소시엄에게 뒤졌지만 가격 부문에서 15.0점을 받아, 인터파크(12.9)와 나눔(12.2)을 앞질렀다.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위탁 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복권사업 노하우를 축적해온 나눔로또는 뜻밖의 쓴 잔을 마셨다.

반도체 회사가 다소 생뚱맞게 복권 사업에 진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 김세중 제주반도체 전무는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ㆍ생산 공장이 없는 회사) 기업이다 보니, 업종 특성상 협업에 특화돼 있다. 다양한 회사들이 참여하는 복권수탁사업에도 강점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복권위원회와 조달청은 동행복권을 대상으로 기술협상을 실시한 뒤 이달 중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차기 복권수탁사업자는 오는 12월부터 5년간 복권사업을 운영ㆍ관리하게 된다. 동행복권은 사업 운영 전까지 당첨금 지급 업무를 수행할 거래은행을 섭외한다는 계획이다.

복권 판매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복권, 인쇄복권, 전자복권의 총 판매액은 4조1,538억원이었다. 2016년(3조8,855억원)보다 7% 가량 증가했다. 나눔로또가 거둬들인 위탁수수료는 557억5,000만원이었다. 위탁ㆍ판매 수수료와 경비를 제외한 복권 수익은 의료ㆍ복지ㆍ교육 지원, 지자체 재정 지원 등 공익 사업에 쓰인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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