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ㆍ멕시코ㆍ호주 등은 면제
서명 후 15일 지난 뒤 시행 들어가
NYT “무역 협정 개정 노린 전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 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 등 전통적 동맹국은 물론 공화당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개시한 것이다. 대미 철강 수출국 3위인 한국으로선 관세면제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아 향후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미국 산업이 외국의 공격적 무역 관행들에 의해 파괴됐다”며 철강ㆍ알루미늄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1일 ‘관세 폭탄’ 부과 방침을 발표한 지 딱 일주일 만이다. 그는 특히 “무역에서 우리를 나쁘게 대우한 많은 나라들이 군사적으로는 우리의 동맹이었다. 우리는 단지 공정함을 원한다”면서 대외 정책에서 군사ㆍ안보적 고려와 통상정책은 분리하겠다는 걸 분명히 했다.
다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선 관세면제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다. 또 서명식에 앞서 열린 각료회의에선 “호주는 장기적인 동맹”이라며 호주 역시 관세면제 국가에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조치는 서명 후 15일이 지난 뒤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한국, 일본 등이 15일 동안 막판 유예를 받아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미 수출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해소한다면 면제협상을 할 수 있다. 어느 나라가 우리를 공정하게 대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을 상대로 관세 면제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의 ‘로비 쓰나미’가 벌어질 것”이라며 “무역 전쟁의 시작이라기보단 기존 무역협정 파기 및 재협상을 노린 전술로 비친다”고 분석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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