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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 관세 25%' 강행... 정부 "발효전 예외 설득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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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 관세 25%' 강행... 정부 "발효전 예외 설득 총력"

입력
2018.03.09 15: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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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수입량도 1330만톤으로 제한

일본도 포함…캐나다ㆍ멕시코는 빠져

NAFTA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듯

실효 발효까지는 15일 남아

정부 ‘국가 면제’ 업계 ‘품목 면제’

투 트랙으로 접촉 나설 듯

방미 정의용 실장의 예외 요청에

맥매스터 등 일단 긍정적 답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 10%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키로 했다. 일본도 관세 대상에 포함된 반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을 앞둔 캐나다와 멕시코는 대상에서 잠정 제외됐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보복조치를 시사했고, 유럽연합(EU)은 1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미ㆍ일ㆍEU 통상장관 회의에서 예외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철강 관세가 실제 발효될 앞으로 보름 동안 관세 면제 국가에 포함되기 위해 각국의 치열한 협상이 벌어지게 된다. 우리 정부도 이 기간 미국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수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북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 안보실장도 미 정부에 관세부과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9일 청와대가 공개했다. 정 실장은 백악관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이런 요청을 했으며, 매티스 장관과 맥매스터 보좌관 모두 “적극적으로 챙겨보겠다” 긍정적 답변을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미철강노조(USW)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수입규제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했다. 관세 명령은 23일부터 적용된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매기며 철강제품 총수입량은 1,330만톤으로 제한했다. NAFTA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수입규제 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았다.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되는 제8차 NAFTA 재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미국은 철강 관세가 발효될 때까지 관세 경감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서명 이후 10일 이내에 수입규제 대상 전체 철강제품 중 특정 품목은 ▦미국 내 생산ㆍ공급 부족에 따른 수입 불가피성 등 경제적 필요 ▦미국 국가 안보상 수입할 필요 등의 이유로 예외 대상이 될 수 있을지 협의하도록 했다. 트럼프는 이날 서명식에 앞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대미 수출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해소한다면 면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폭탄 대상국은 당장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강경 대응보다는 15일 뒤 발효되기 이전까지 다시 한번 예외조치를 받기 위해 트럼프 설득에 나설 전망이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사는 “미국이 일률적으로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것은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이 갖고 올 해결안을 토대로 자국 내 철강업계를 회유할 수도 있고, 향후 교역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한국산 철강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국가 면제’ 협상을, 철강업계는 특정 철강 품목에 대한 면제를 요청하는 ‘품목 제외’움직임을 각각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달 초부터 미국에 머물며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 등과 의회 인사를 대상으로 한국을 규제조치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철강 관세의 기준이 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교 안보 차원에서 예외를 둬 규제에 들어간 것인 만큼, 한국은 동맹국이고 주변에 안보 관련 이슈가 많다는 내용을 현지 이해 당사자들에게 설득해 ‘국가면제’조치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관세 부과 대상에 자신들을 배제할 것을 요구하는 각국 정부의 로비 쓰나미가 촉발될 것이며 한국, 브라질, 일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미국의 핵심 군사 동맹국이지만 한국 철강업체들이 중국산 열연 강판을 강관으로 가공해 미국에 덤핑 수출한다고 미 정부의 의심을 받고 있어 어려운 처지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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