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의 공식 서명 행사를 앞두고 ‘진정한 친구(real friends)’들에게는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친구’의 기준이나 그 기준에 한국이 포함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오늘 오후 3시 30분 백악관 회의를 기대한다. 우리의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을 보호하고 건설해야 한다. 동시에 진정한 친구들과 우리를 무역과 군사에서 동등하게 대우하는 이들에게는 대단한 유연성과 협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 일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상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예외를 둘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7일 멕시코를 방문해 관계 개선에 나섰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30일 면제해주고 재협상 진행에 따라 면제를 연장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명식’은 전날 밤까지 백악관 공식 일정에조차 오르지 않을 정도로 진행 여부가 불투명했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관세 부과에 반대하다가 결국 사퇴했고 공화당 소속 의원 100명 이상이 반대 서신에 연명하는 등 반발이 심각했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일정을 공식화하면서 ‘트럼프표 관세’와 예외에 대한 분명한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정책은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의 232조를 적용하는 것으로, 이 조항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생겼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