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의 카카오톡 청첩장 챗봇에 ‘결혼식이 언제야?’라고 물었더니 ‘2018년 3월 10일 오후 5시’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어디서?’라는 말에는 장소와 함께 지도까지 붙여서 알려주고, ‘사진 보여줘’라고 하니 A씨의 웨딩 사진이 채팅방에 나타난다. 카카오가 연내 출시할 챗봇 개발 플랫폼 ‘카카오 아이(I) 오픈빌더’를 활용하면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챗봇의 모습이다. 사람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할 필요 없이, 내가 만든 챗봇이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해 대신 필요한 대답을 해준다.
카카오는 8일 서울 용산구 카카오한남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I’를 활용한 챗봇 개발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공개했다. 챗봇은 대화 로봇(Chat Robot)의 줄임말로, AI 기술을 이용해 이용자의 질문과 명령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답변과 결과물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현재 카카오는 ‘플러스친구봇’ ‘카카오톡 주문하기’ ‘카카오 I 번역’을 출시한 상태로, 앞으로 ‘멜론위드카카오’ ‘프로야구봇’ 등 여러 챗봇이 나올 예정이다. 금융ㆍ유통 등 외부 파트너들이 카카오 I 오픈빌더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챗봇도 연이어 출시된다. 정의정 카톡비즈플랫폼팀장은 “파트너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 가짓수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채팅방 안에서 결제나 인증 등 연결 동작까지 이어지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챗봇은 특히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이나 자주묻는질문(FAQ) 등 고객 상담 업무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정 팀장은 “카카오 플러스친구 고객센터에 챗봇을 적용했더니 상담원이 대응하는 상담률이 10% 가량 줄었다”면서 “다짜고짜 쏟아지는 욕설 등이 걸러져 상담원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안에 상품 상담 챗봇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챗봇이 너무 많아 생기는 피로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는 연내 ‘만능 비서봇’도 선보인다. 카카오톡 내 수많은 봇을 중계해주는 역할을 맡아, 사용자의 요구를 가장 잘 대답해줄 수 있는 챗봇을 불러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챗봇들이 카카오톡, 카카오미니, 그 외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와도 결합해 생활을 한층 편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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