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원가구조 확인되면 ‘뉴 머니’ 긍정적 검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에 대해 “채권단의 상환 유예가 끝나면 법원의 절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산은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이달 말까지 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정상화계획(자구안)을 합의해 제출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택하겠다는 것이다. 한국GM에 대해선 실사를 통한 원가구조 확인, 실효적 자구안 제출을 조건으로 ‘뉴 머니(신규 자금)’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외국에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기업은 없다고 본다”며 “자구계획이 만족할 수준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회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말 이후 1개월 단위로 채무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지난 2일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추진 방침을 공개한 뒤 이달 말까지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 이행 합의서 제출을 금호타이어에 요구한 상태다. 이 회장은 “채권단이 제시한 1개월 유예가 끝나면 금호타이어의 유동성도 끝난다”며 “법원의 절차는 제 의지를 넘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반발에도 해외매각 추진 계획을 공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잠재적 매수자가 무한정 기다려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사 협의 하에 매각 건을 공개하려 했지만 시간을 끌 수 없다는 생각에 공개하고 같이 협의하자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GM 지원과 관련해 “원가구조가 확인되고 자구계획으로 회생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뉴 머니(신규 자금 지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조건부 구두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GM 실사 준비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배리 앵글 GM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세 차례 면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동안 한국 GM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상호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지적했고, 앵글 사장도 이에 100% 공감하고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실무 협의 과정에서 한국GM이 민감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미래를 판단할 만한 실사를 해야만 한다고 통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GM본사가 한국GM 대출금의 출자 전환을 조건으로 자금 투입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한 푼도 들어갈 수 없다”며 지원 불가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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