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미투(Me Too)’ 폭로를 통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오태석 극단 목화레퍼터리컴퍼니(목화) 대표의 신작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
문예위는 15~25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 예정이었던 극단 목화의 ‘모래시계’ 공연을 취소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작품은 오 대표가 극작과 연출을 맡은 신작으로 문예위의 지원사업인 ‘공연예술 창작산실’ 연극 부문에 선정된 작품 중 하나였다.
앞서 오 대표는 자신이 교수로 있던 서울예대 학생과 극단 목화에 있었던 배우를 성추행 한 가해자로 지목됐다. 문예위는 지난달 말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극단 목화에 발송하는 등 절차를 거쳐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 문예위 관계자는 “오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극단측도 오 대표와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해왔다”며 “극단은 문예위가 공연 취소를 결정하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문예위는 극단 목화에 지난해 지급한 지원금 1억원도 회수할 계획이다. 문예위 측은 “공연 준비를 위해 이미 지출된 돈은 제외하고 남은 지원금 중 영수증 증빙을 거쳐 환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후 문예진흥기금사업 추진 과정에서 오 대표의 작품도 배제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오 대표보다 앞서 미투 폭로 대상이 된 이윤택 연출가에 대해서, 문예위는 문예진흥기금사업 지원 선정에서 일체 배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 대표는 자신의 실명이 보도된 지난달 21일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실상 잠적 상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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