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예년 수준으로 진행
한미가 올 상반기 연합군사훈련인 독수리(FE)훈련과 키리졸브(KR)연습을 4월 1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축소 없이 예년 수준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나 내달 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시기에는 강도 높은 기동훈련은 피하는 등 다소 ‘톤 다운’된 훈련이 진행될 전망이다.
8일 정부 관계자는 “오는 4월 1일 독수리훈련을 시작으로 키리졸브연습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NBC와 CNN 방송도 7일(현지시간) 미 국방 관료들을 인용해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이 오는 31일(미국 시간) 시작돼 5월까지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본토 증원 병력과 장비들이 투입되는 야외 실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은 5월까지, 전쟁 시나리오에 따라 컴퓨터 시뮬레이션 형태로 진행되는 키리졸브연습은 내달 4월 중ㆍ하순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훈련은 통상 매년 3~4월 열리지만, 한미 양국 합의에 따라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이후 진행키로 했다. 평창올림픽 계기 남북 간 대화 국면을 고려한 조치였다.
남북 간 대화 추동력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훈련 일정을 축소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한때 제기됐으나, 한미 양국은 예년 수준의 훈련을 진행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일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이번 한미훈련을 남북 대화 정국의 장애 요소로 여기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군은 내달 말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해 훈련 수위는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훈련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상회담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기동 훈련을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예민하게 여기는 독수리훈련을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끝내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훈련마다 투입돼온 미 전략자산 투입도 유동적이다. 항모강습단 훈련을 위해 핵추진항공모함의 한반도 해역 전개는 불가피하더라도 핵추진잠수함이나 전략폭격기 전개 규모를 줄이거나 비공개로 진행하는 등 한미훈련이 줘왔던 대북 메시지 강도를 낮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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