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14일로 예정된 가운데 여러 혐의가 인정될 경우 형량이 ‘최소 징역 11년’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알려져 있는 혐의 18개에 알려지지 않은 것을 더하고 공소시효가 문제되는 것을 감안하면 제가 뽑아본 것은 23개”라며 “이는 징역 11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감옥)밖에서 햇빛을 보긴 어렵지 않겠나’라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판사는 “법정형이 가장 높은 뇌물수수만 봐도 10년 이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로 받은 7억5,000만원의 경우 1억원 이상 뇌물을 수수한 것에 해당돼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을 받을 수 있고, 별도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의 국고 등 손실죄가 적용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다스가 투자자문사 BBK에 투자한 돈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미국에서 진행한 소송 비용 60억원을 삼성이 대납하게 한 혐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이 전 대통령측에 22억여원을 전달한 혐의, 김소남 전 국회의원에게 비례대표 상위순번을 배정해주는 대가로 받은 4억원 등이 모두 뇌물수수에 해당한다고 이 전 판사는 분석했다.
또한 공소시효 만료가 적용되지 않는 것 중에서는 영포빌딩 지하에서 나온 청와대 문건(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ㆍ7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다스 투자금 반환 소송에서 LA 총영사관을 동원해 기업 등에 압력을 행사(직권남용ㆍ5년 이하의 징역), 가평 별장과 부천 공장부지 차명 보유(부동산실권리자등기에관한법률 위반ㆍ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군사이버사령부 댓글부대 운영 및 대선 개입(공직선거법 위반ㆍ5년 이하 징역) 등을 꼽았다.
이 전 판사는 대법 양형위원회 기준에 비춰 “징역 11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을 예상했다.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형량을 정하는데 5억원 이상 뇌물을 준 경우 기본적인 형량의 범위가 징역 9~12년이고, 가중 요소가 많아 최소 2년이 보태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양형위원회는 뇌물수수에 대해 뇌물을 받고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 수수자가 3급 이상 공무원인 경우, 2년 이상 장기간 수수한 경우 등에 대해 형을 올리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액수가 적거나 뇌물을 받지 않고 약속만 한 경우, 진지하게 반성하는 경우, 전과가 없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형을 줄일 수 있게 했다. 이 전 판사는 “이 전 대통령은 형을 깎을 수 있는 요소는 없고, 올릴 요소만 보인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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