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스웨디시를 추구하는 볼보의 XC60 T6 AWD와 아메리칸 프리미엄 캐딜락의 XT5 AWD를 동시에 만났다.
두 차량 모두 프리미엄 SUV로서 국내 시장에 도전하고 있으며 BMW의 X3를 경쟁 모델로 하고 있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가솔린이라는 같은 연료를 사용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둘의 차이는 분명이 존재한다. 사용하는 연료는 같지만 2.0L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과 V6 자연흡기 엔진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으면서도 사뭇 다른 결과물을 완성한 두 프리미엄 SUV들은 과연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어떤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뭇 다른 두 차량의 구성
먼저 볼보를 보자. XC60 T6 AWD의 보닛 아래 자리한 파워트레인은 출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T6 2.0L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32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 동급 최고 수준의 출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하고 AWD 시스템을 탑재했다. 공차 중량은 1,950kg로 2톤이 살짝 안된다.
이를 통해 XC60 T6 AWD는 9.4km/L의 공인 연비(복합 기준, 도심 84.km/L 고속 11.1km/L)를 갖췄다.
캐딜락의 경우에는 V6 엔진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XT5의 보닛 아래 자리한 V6 3.6L 직분사 자연흡기 엔진(LGX)은 최고 출력 314마력과 37.4kg.m의 토크를 낸다. 같은 엔진이 CT6에서 340마력을 내는 것을 고려하면 효율성의 의지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탑재했다. 공차 중량은 2,030kg로 2톤을 살짝 넘긴다.
XT5의 공인 연비는 리터 당 8.9km(복합 기준, 도심 7.7km/L 고속 10.9km/L)이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전달한 첫 번째 주행
첫 번쨰 주행은 자유로에서 이뤄졌다. 김포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을 시작점으로 하여 한강을 건너고 자유로에 올라 주행을 하게 되었는데 자유로 합류까지 조금 정체에 막혀 아쉬움이 있었다.
약간의 정체 구간을 빠져 나온 두 차량은 각각의 엔진에서 발산되는 풍부한 출력을 발산하며 탁트인 자유로를 미끄러지듯 달려나갔다. 물론 두 차량의 엔진이 사뭇 다른 선택을 가지고 있기 떄문에 그 질감의 차이는 제법 상당했다.
볼보 XC60은 과급기 특유의 사운드를 내뿜으며 응축된 힘을 과시하는 느낌이라면 XT5의 경우에는 V6 자연흡기 엔진의 매끄러움을 통해 마치 ‘저항감 없는’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저 멀리 자유로의 끝, 통일교가 보였다.
두 차량 모두 자유로 끝에서 차량을 세우고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먼저 볼보 XC60의 계기판을 봤다. XC60는 총 39분의 시간 동안 73km/h의 속도로 주행을 하여 47.9km의 주행 거리를 기록했고, 평균 연비는 8.0L/100km로 이를 환산하며 12.5km/L의 구간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뒤이어 차량을 옮겨 XT6의 계기판을 살펴봤다. XT5의 계기판에는 주행 시간은 표시되지 않았지만 48.1km의 주행 거리와 77km/h의 평균 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고, 13.9km/L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주행부터 조금 당황스러웠다. 같은 주행 상황, 그리고 공인 연비의 차이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XC60 쪽이 조금 더 우수하리라 믿었는데 막상 그 결과에 있어 XT5가 훨씬 더 우수한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완성도 높은 주행감성을 느낄 수 있던 두 번째 주행
자유로에서의 주행을 마친 후 트립 컴퓨터를 리셋하고 곧바로 두 번째 주행에 나섰다.
두 번째 주행은 지방 도로를 타고 전곡의 선사유적지를 목적지로 했다. 이 코스의 초반은 80km/h의 속도로 꾸준히 달릴 수 있으며 후반에는 60km/h의 속도로 고갯길을 달릴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이다. 이 구간은 평소 기자가 자주 연비 테스트를 위 주행하는 구간이다.
80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고는 하지만 군데군데 신호등이 있어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를 하고 다시 재가속을 하는 상황이 이어져 효율성에는 다소 아쉬울 것 같았다. 재가속 상황에서 발산되는 두 차량의 출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제동 상황에서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반응을 보여주는 점 역시 모두 만족스러웠다.
두 차량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감성적인 차이는 느껴졌다. 80km/h의 속도 구간이 지나 60km/h 주행 구간에 접어들자 눈 앞에는 연이은 코너와 과속 방지턱, 그리고 고갯길이 연이어 이어졌다. 이 구간에서 XC60와 XT6는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을 선보이며 주행 감성 및 두 차량이 각각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들려줬다.
기본적으로 두 차량의 움직임은 상당히 우수했다. 무게감이 크게 느껴지기 보다는 탄탄하고 완성도가 높았고, 또 연이은 코너링에서도 민첩한 움직임으로 달리는 즐거움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XC60의 경우에는 조금 더 기계적이고 단단한 느낌이 들었고, XT5의 경우에는 조금 더 포용력이 있는 반응을 선보이며 성숙한 매력을 뽐냈다.
전곡 선사유적지 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고 두 차량의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XC60의 계기판을 먼저 살펴보았는데 주행 거리는 39km로 기록되었고, 평균 속도는 57km/h으로 측정되었다. 참고로 주행 시간은 40분이었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8.1L/100km로 표시되었다. 이를 환산하니 12.34km/L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서 XT5의 계기판을 확인했다. 계기판에는 39.2km의 주행 거리를 확인할 수 있었고 평균 속도는 61km/h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13.2km/L로 트립 컴퓨터 상의 수치긴 하지만 자유로 주행에 이어 다시 한 번 13km 대의 효율성을 과시했다.
결국 첫 번째 주행에 이어 두 번째 주행에서도 트립 컴퓨터 상에서는 XT5가 XC60보다 우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긴 주행 거리에서도 이어지는 두 차량의 차이
마지막 주행은 전곡 선사유적지에서 김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까지의 주행으로 택했다. 즉 왔던 길로 되돌아 가는 것으로 한 것이다. 트립 컴퓨터를 리셋하고 곧바로 주행에 나섰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길은 오르막, 지방도 그리고 고속화 도로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구간이다.
전곡에서 주행을 시작하자 고갯길이 이어졌다. 왔던 길을 반대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비교적 내리막 구간이 많았지만 도로의 차량이 소폭 늘어나 주행 흐름이 오던 길보다는 조금 느려졌다. 도로의 흐름에 맞춰 계속 자유로 합류를 위해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며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후 80km/h의 주행 구간을 거쳐 당동 IC를 통해 자유로에 오를 수 있었다. 자유로의 오른 후 XC60과 XT5는 첫 번째 자유로 주행에서 보여준 대로 넉넉한 출력을 바탕으로 매끄러운 주행을 이어가며 프리미엄 SUV의 가치를 계속 과시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해가 지기 시작했지만 아직 퇴근길 정체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두 차량 모두 엑셀레이터 페달을 부드럽게 밟으며 속도를 90km/h까지 끌어 올릴 수 있었고,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 방향으로 계속 달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차량 모두 김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바로 트립 컴퓨터의 수치를 살펴보았다.
XC60의 총 주행 거리는 82.3km로 기록되었고 평균 속도와 주행 시간은 각각 61km/h, 그리고 1시간 21분으로 기록됐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7.9L/100km로 기록되었다. 이를 환산하며 12.65km/L로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주행과 비슷한 수준의 연비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뒤이어 XT5의 계기판을 살폈다. 트립 컴퓨터에는 82.6km의 주행 거리를 확인할 수 있었고 평균 속도와 평균 연비는 각각 64km/h와 13.7km/L로 기록했다. 결국 첫 번째, 두 번째 주행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세 번째 주행에서도 XT5는 리터 당 13km 대의 연비를 이어가며 XC60 대비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예상 외의 결과를 보여준 두 프리미엄 SUV
두 차량 모두 매력적이다. 특히 독일산 프리미엄 SUV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고급스러운 감성과 완성도 높은 주행 성능을 갖췄다. 이런 상황에서 두 차량의 효율성을 비교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예상 외의 결과를 남겼다.
당초 비교 직전까지도 볼보 XC60의 우위를 예상했었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나 그 동안의 행보, 그리고 체격적인 부분에서 분명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결과에 있어서는 되려 V6 엔진에 2톤이 넘는 체중으로 부담감이 큰 캐딜락 XT5가 조금씩 차이를 벌리며 되려 XC60보다 더 우수한 효율성을 보여준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절대적인 기준에 있어서 XC60도 나쁘지 않았지만 XT5가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때문에 XC60에 아쉽다는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XT5를 다시 보게 되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