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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간 ‘대화’ ‘협상’ ‘협의’ 대체 뭐가 달라…?

입력
2018.03.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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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北과 우선 대화(talk), 협상은 이후” 日언론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해 9월 13일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브리핑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자료사진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해 9월 13일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브리핑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지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대화’를 ‘협상’이나 ‘협의’와 구별해 사용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 인사들이 북미관계를 설명할 때 동원하는 단어에 미국의 입장이 담겨있다는 점에서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7일 워싱턴발 기사에서 백악관이 지난 1일 한미 정상간 전화회담에 관한 발표문에서 “북한과의 어떠한 협의(dialogue)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라는 명확한 목적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힌 부분을 주목해, 미 정부 고위관리들의 발언에서 협상(negotiationㆍ교섭)과 협의는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 등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조건은 비핵화”라며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는 한 협상이나 협의를 하지 않을 뜻을 강조했다. 반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달 12일 “협상에 앞서 어떤 논의(discussion)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노어트 대변인은 하루 뒤 “협상”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적 회화(preliminary chat)”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결국 ‘대화’는 협상이나 협의의 전 단계이며, 더 개방적인 자세로 응한다는 차이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달 14일 “대화는 협상과는 다르다. 대화는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올림픽 기간인 지난달 10일 북한대표단과 대화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직전에 취소했다. 당시 펜스 측은 대화가 실현됐을 경우, 비핵화에 응하지 않는 한 최대한의 압력 정책을 계속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봐도 대화를 협상이나 협의에서 다룰 의제나 의 사 진행방식을 논하는 자리로 규정한 셈이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정부는 대화의 조건으로 ‘대화 시작 전 북한이 협박 행위를 정지해야 한다’(틸러슨 국무장관)고 핵실험과 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도발 행위를 일정 기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며 “북한이 지난해 11월말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도발을 절제하고 있어 미 정부는 현재 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새”라고 관측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5년간 대화해 왔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역대 미 정권을 비판한 대목에선 대화가 협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애매하게 쓰일 때도 있다고 요미우리는 해석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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