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任, 안희정 사건 기획설”
任 “대표님 무사하니…” 맞받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참모진을 향해 느닷없이 미투(#Me Too) 운동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홍 대표가 지난해 두 차례 거절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청와대 오찬 회동에 처음으로 참석한 자리에서다.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의 방북 결과를 두고서도 문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 대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기획설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7일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 도착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미투 운동에 무사한 걸 보니 천만다행”이라며 “밖에서는 안희정 사건이 딱 터지니까 제일 먼저 ‘임종석이 기획했다’는 소문이 이미 다 퍼졌다”고 말을 꺼냈다. 이에 임 실장은 “설마요”라며 대꾸하며 “대표님이 무사하니 저도 무사해야죠”라며 뼈 있는 농담으로 맞받았다.
홍 대표는 이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입장하자 “요즘 나는 밖에 나오면 여성분들하고 악수 잘 안 한다. 악수 잘못하면 미투 운동에 또…”라고도 했다. 미투 운동의 의미를 왜곡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홍 대표는 회동 후 여의도당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농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투 운동은 이날 회동에서 화제가 됐다. 홍 대표가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에서 살기가 어렵게 됐다”고 하자, 추 대표는 “대한민국 남성 중에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 된다. 나는 당당하다”라고 맞받았다.
홍 대표의 돌출발언은 이어졌다. 경남지사 출신인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시도지사 간담회 참석 차 청와대를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박 전 대통령 때 이후 (청와대에 온 게) 처음인데, 왔다 가면 개운치 않다”며 “그땐 정무수석이 질문을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 공동대표는 “전임 대통령 욕을 뭐 하러 하나”라고 했다.
홍 대표는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두고 문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였다. 홍 대표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비판적인 질문을 거듭하자,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하듯 (비판)하실 필요 있겠냐"며 "구체적인 질문은 제게 하시라”고 나섰다. 이후 홍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이 북핵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용으로 판명 난다면 대안이 있느냐”고 따져 묻자, 문 대통령은 "그러면 홍 대표님은 어떤 대안이 있느냐”라고 맞받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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