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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북한과 대화 테이블 나와야”... 일각선 ‘차이나 패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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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북한과 대화 테이블 나와야”... 일각선 ‘차이나 패싱’ 우려

입력
2018.03.07 17: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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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가 6일 자정 무렵 발표한 대변인 명의의 남북 합의 환영 담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 외교부가 6일 자정 무렵 발표한 대변인 명의의 남북 합의 환영 담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계기로 미국을 향해 북미대화를 거듭 촉구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북핵 대화 국면에서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남북이 4월 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적극 환영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기사에서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남북의 전향적인 노력이 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나타났다”며 “북핵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도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사설에서 “남북 간 고위 대화에서 이뤄진 중요한 진전이 한반도 전세 전환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미국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북한은 미국이 북미대화 전제로 제시했던 조건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봐야 한다”면서 “미국이 대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상황이 긍정적으로 전개될 지 여부는 사실상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도 “남북 정상회담이 합의된 만큼 북미 간 접촉도 시작될 것”이라며 “북미대화의 성과에 따라 비핵화 논의를 위한 6자회담 재개 등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선 실질적인 대화 국면에서 미국이 배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북 특사를 외면했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특별사절단을 만나 전향적인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중국의 ‘중재자’ 역할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환구시보ㆍ글로벌타임스 사설은 “미국은 북한이 남북관계 완화를 통해 시간을 벌고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남북 모두 미국을 억제할 힘이 없으므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기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중국ㆍ러시아ㆍ유엔의 지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가 전날 청와대의 대북 특사단 방북 결과 발표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자정 무렵에 발표한 담화에서도 비슷한 뉘앙스가 엿보인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담화에서 “긍정적인 방북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힌 뒤 “유관국들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데 함께 노력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중국은 이를 위해 계속해서 마땅한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소외될 가능성을 경계하며, 향후 대화 국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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