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잣나무 각 1그루씩
예방주사 맞았는데도 감염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광주 남한산성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이 처음으로 발병했다.
경기도는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 도로변 성곽 내에서 잣나무 1그루와 성곽 밖 소나무 1그루가 고사해 조사한 결과 소나무류 재선충병 감염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남한산성 성곽 안쪽에서 재선충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도는 8일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센터에서 광주시, 성남시 등 인접 시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발생지역 감염 경로와 원인 규명, 역학조사 및 긴급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80~9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류가 많은 남한산성 성곽 내에서 재선충병이 발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8일 긴급대책회의에서 방제대책을 논의한 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감염 소나무는 단독으로 있어 베어냈으며 잣나무는 주변에 25그루가 있어 모두베기를 할지 여부를 대책회의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두 나무 모두 예방주사를 맞았으나 감염됐다.
소나무류 재선충병은 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에 기생하다 이들이 우화할 때 소나무와 잣나무에 침투, 말라 죽게 하는 질병이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병했으며 경기도에서는 2006년 광주, 남양주, 포천에서 처음 발병한 뒤 급속히 확산, 최근까지 18개 시군으로 번졌다. 도내에서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5만3,204그루가 피해를 봤으나 2015년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
남한산성에는 60㏊에 걸쳐 모두 1만4,920그루의 소나무와 잣나무가 있으며, 2015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 연간 3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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