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경기장이 없어 전국을 떠돌며 연습해왔던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이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우리나라에 패배를 안긴 일본을 상대로 설욕을 벼르고 있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한국 국가대표팀 주장 한민수 선수는 7일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금메달의 각오를 다졌다.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일반 아이스하키와 경기장 크기, 규정 등이 유사하지만 선수들이 썰매를 타고 경기를 펼치는 정도가 다르다.
우리 국가대표팀 전력은 세계 3위다. 빠르고 공격력이 강해 ‘빙판 위의 메시’라 불리는 정승환 선수를 비롯해 쟁쟁한 선수들이 단단한 팀워크로 뭉쳐 있다. 탈북자 출신 최강혁 선수도 이번 패럴림픽에 출전한다. 이번 올림픽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한민수 선수는 “세계최강 미국, 캐나다를 이기고 금메달을 딴다면 (국민들이) 영웅이라고 불러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 대표팀은 강한 전력을 토대로 첫 경기인 10일 한일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일본팀은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세대 교체에 실패하면서 전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선수는 “최근 9대1, 5대0으로 이긴 적이 있다”면서 “방심하지 않고 준비한 것을 마음껏 발휘한다면 무난히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성적이 좋지만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5년 전에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가 상영관을 찾지 못해 이제서야 개봉할 정도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한 선수는 “정부, 대한장애인체육회, 강원도청이 많은 지원을 해줬지만 아쉽게도 전용 경기장이 없어 떠돌아다니면서 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적은 수당으로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도 있다”면서 “전용 경기장과 실업팀이 있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7일 개봉한 ‘우리는 썰매를 탄다’는 대한민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초로 2010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분투 끝에 기적적으로 세계 무대에 서는 과정을 오롯이 담아 더 큰 감동을 전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초청작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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