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ㆍ초ㆍ중ㆍ고 교실 내
공기정화장치 설치율 32%
정부의 설치 확대 계획 불구
미세먼지 감소 효과 미미
“가성비 검증이 우선” 지적에
“10~20% 효과라도 사용해야”
2일 오전 개학을 맞은 서울 송파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연합뉴스

개학 이후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선다. 본격적인 봄을 맞아 미세먼지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일선 학교에서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외활동만이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교실 내 미세먼지 농도는 외부보다도 더 높다.

이런 불안감이 커지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교육당국과 협의를 통해 교실 내 공기정화장치 설치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초등학교 돌봄교실 전체에 공기청정기를 도입하기로 했고, 세종시가 연내 전체 학교에 기계식환기장치를 설치키로 했다. 하지만 이런 공기정화장치의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이런 다중이용시설에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비용을 들여 설치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 의견이 맞선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유ㆍ초ㆍ중ㆍ고 2만863개교 27만385학급 가운데 31.5%인 8만5,197학급에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학급이 3만2,556곳, 공기순환장치 2만9,976곳, 냉난방비 겸용 등 기타 정화장치 2만2,665곳 등이다. 교육부는 지자체와 시도교육청 등과 협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설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기정화장치 설치 확대, 우선순위 등을 현재 시도교육감과 논의 중에 있으며 이달 안으로는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교실 내 공기정화장치 설치 확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지만 실제 이들 정화장치의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조영민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한 35개 초등학교 61개 교실의 공기질을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감소 효과는 미미했다. 공기순환장치나 집진기를 설치한 천정형 냉난방기의 경우 미세먼지 감소 효과는 거의 없었다. 공기청정기의 경우에도 대당 150만~300만원 가량인 스탠드형 1대를 교실 칠판 옆에 설치해 가동한 경우 저감 효과는 10% 안팎에 불과했다. 교실 앞 뒤로 2대를 설치해서 가장 큰 저감 효과를 보인 경우에도 30%를 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기정화장치를 일괄적으로 배치ㆍ설치해서 무턱대고 예산을 투입하기보다 제대로 된 효과 검증부터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장은 “아직 학교위치나 상태 등에 따라 공기청정기가 필요한지 아닌지 구분되어 있지도 않고 미세먼지 제거 효과를 위한 용량 검증 등도 되어 있지 않다”며 “도로 옆 학교 등 공기청정기가 필요한 학교를 파악해 순차적으로 설치하면서 이외의 다른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기정화장치를 설치만 하고 제대로 된 관리 없이 방치하는 것도 문제다. 실제 조사 결과 공기순환장치의 경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기질이 더 나빠진 경우도 있었다. 공기청정기 역시 필터 교환 등이 필수다. 조 교수는 “현장에 가보니 학교는 설치 후 관리비용 문제로, 교사들은 소음과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용을 꺼려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효과라 할지라도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지 않느냐는 반론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우세하다. 그만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앞뒤 잴 여지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온라인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에서 활동중인 임형택씨는 “단 10~20%라도 저감 효과가 있다면 아이들 건강을 위해서 조금 돈을 들이더라도 일단 사용을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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