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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개인비서 AI 스피커의 진화… 음식주문ㆍ어학교사ㆍ헬스코치까지

입력
2018.03.07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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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 미니'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 미니' SK텔레콤 제공

“지난 주에 먹었던 떡볶이 시켜줘.”

네이버의 AI스피커 ‘프렌즈’는 음식 배달 응용 소프트웨어(앱) ‘배달의민족’을 통한 음성 주문 서비스를 1월 선보였다. 네이버 클로바 앱에서 배달의민족을 연결하고 음식 카테고리 별로 단골 가게와 원하는 메뉴를 등록한 후 위와 같이 말하면 설정한 가게의 메뉴가 주문 된다. “치킨 시켜줘”나 “김밥 배달해줘” 같은 명령어도 가능하다.

우리 집 안의 ‘개인비서’ 인공지능(AI) 스피커의 역할이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AI스피커의 기능이 주로 간단한 정보 검색이나 음악감상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음식 배달을 비롯한 쇼핑까지 해내는 집사나 외국어를 가르치는 교사,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주치의 역할까지 노리고 있다.

음식 배달 주문처럼 전화 통화나 스마트폰 터치 없이도 목소리만으로 쇼핑이 가능한 ‘음성 쇼핑’ 기능은 올해 AI스피커 시장의 화두 중 하나다. KT의 ‘기가지니2’로는 롯데리아 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의 11번가, LG유플러스는 LG생활건강과 GS리테일의 상품을 각각 AI스피커를 통해 음성 명령만으로 주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로 어학원에 다니지 않더라도 AI스피커와 영어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외국어 실력을 키우는 것도 가능해졌다. KT는 1월 자사의 AI스피커에 ‘파고다 생활영어 서비스’를 도입해 외국어 강의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AI스피커는 원어민 역할을 맡아 영어로 함께 상황극을 진행하거나, 영어 문장을 따라 읽을 때 발음이 제대로인지 듣고 평가해주기도 한다. LG유플러스의 ‘우리집 AI’은 영어교육기업 YBM과 제휴해 '왕초보영어' '초보영어' '5분 생활영어' 등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네이버의 또다른 AI 스피커 ‘웨이브’는 외국어 번역과 영어 대화기능을 갖춰 간단한 번역과 영어 대화 연습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이르면 내년에 카메라가 탑재된 AI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카메라는 사용자의 운동량과 맥박 등을 체크하고, ‘카카오 미니’에 내장된 데이터분석 솔루션이 이를 토대로 사용자에게 올바른 운동자세와 건강관리법을 일러준다. 자세가 안 좋으면 "엉덩이를 위로 올리세요"라고 AI스피커가 트레이너처럼 말하는 식이다.

국내보다 2년 앞선 2014년 아마존이 ‘에코’를 내놓으면서 출발한 관련 시장이 대중화 단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에서도 AI스피커에 건강관리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1월 30일 아마존이 버크셔해서웨이ㆍJP모건체이스와 건강관리 회사를 세우겠다고 발표하자, 뉴욕타임스는 "AI 스피커에 '재채기가 나고, 목이 아프다'고 얘기하면 AI가 처방을 내리고,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약을 주문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i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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