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노조 주주제안 3건에 반대 표명
노조 “권력 남용… 규탄 기자회견 열 것”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정기 주주총회(23일)를 보름가량 남겨놓고 노조의 주주제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노조는 즉각 “권력 남용”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전날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면서 노조가 제안한 정관변경안과 사외이사 추천안 등 3개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사회는 “금번 주주제안 안건 내용을 검토한 결과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주주총회의 해당 안건들을 반대하는 의견 표명을 한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정관변경을 요구안에 대해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낙하산 인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고, 이사 후보자의 인재 풀을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대표이사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참여를 제한하도록 한 정관변경 안에 대해서는 “이미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반영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이사회는 윤종규 회장을 사추위에서 배제하는 안을 의결한 바 있다.
아울러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안(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에 대해서는 “현행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및 검증 제도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KB금융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이사회가 주총 전 직접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 일일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안과 정관변경안이 상정됐을 때 이사회는 별도의 의견을 내지 않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KB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B노조 관계자는 “법적으로 주주제안은 주주가 안건을 상정하면 주총에서 표결로 결정하는 부분인데 이사회에서 안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판단된다”며 “법적으로 보장된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노조는 7일 오후 이사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