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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키워 남 줘요” 33년째 송아지 나누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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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키워 남 줘요” 33년째 송아지 나누는 마을

입력
2018.03.0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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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지곡면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 기탁

이경식(왼쪽) 서산시 지곡면장이 6일 산성리 이기자(75ㆍ여) 씨의 농가에서 김규환(71ㆍ도성리)씨가 내놓은 암송아지를 전달하고 있다. 서산시 제공.
이경식(왼쪽) 서산시 지곡면장이 6일 산성리 이기자(75ㆍ여) 씨의 농가에서 김규환(71ㆍ도성리)씨가 내놓은 암송아지를 전달하고 있다. 서산시 제공.

“정성껏 키운 암송아지를 이웃에게 줄 수 있어 너무 기뻐요.”

충남 서산의 농촌마을에서 33년째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이 이어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산시 지곡면에서 1986년 시작된 이 운동은 암송아지를 기탁받은 사람이 3년 동안 잘 키워 어미소를 만든 뒤 암송아지를 낳으면 다른 농가에 전달하는 것이다. 소 한 마리가 농가에게 가장 큰 재산이던 시절, 한 기업이 농가소득을 늘려 자립기반을 마련토록 한다는 취지로 마을에 암송아지 한 마리를 기부하면서 비롯됐다.

지곡면사무소는 기탁받은 암송아지가 어미 소로 자라 암송아지를 낳으면 주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은 뒤 재산 규모 등 여러 확인 절차를 거쳐 기탁받을 농민을 정한다.

6일에도 도성리에 사는 김규환(71)씨가 3년 전 기탁받아 키운 암송아지가 낳은 송아지 한 마리를 내놨고, 지곡면사무소는 이를 산성리에 사는 이기자(75ㆍ여)씨에게 전달했다.

이 씨는 “송아지를 잘 먹이고 정성껏 키워서 3년 후에는 아주 튼실한 암송아지를 이웃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식 지곡면장은 “30년 넘게 하고 있는 송아지 보내기 운동이 이웃 간에 훈훈한 정을 나누는 미풍양속으로 전국으로 전파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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