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사진=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변경한 외국인 선수 제도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KBL은 5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이사회를 통해 "2018-2019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의 신장 기준을 장신 선수 200㎝ 이하, 단신 선수 186㎝ 이하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의 경우 장신 선수의 키 제한은 없었고, 단신 선수만 193㎝ 이하였다. 10개 구단은 장신과 단신 선수 1명씩 기용할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의 신장 상한선은 2007-2008시즌까지 적용됐다. 당시 외국인 선수 신장은 최대 208㎝까지 허용됐지만, 2명 합계 400㎝를 넘을 수 없었다. 이 조항은 2008-2009시즌부터 폐지됐다. 결국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이 10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KBL은 외국인 선수 선발과 관련해 기존에는 드래프트 제도를 활용했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자유 선발로 변경했다. KBL은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을 두고 "빠른 경기 속도를 통한 평균 득점 향상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반대 시각도 만만치 않다. 종목의 특성과 시대 흐름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그것이다. ‘농구는 센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골밑 싸움이 승부와 직결될 수 있음을 설명하는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키 놀음’이다. 이처럼 높이가 곧 재능일 수 있는 농구에서 신장을 제한하는 것은 종목의 핵심적인 특성을 배제한 것과 같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높이가 낮아지면 경기 속도가 향상될 것’이라는 논리의 밑바탕에는 과거 성행했던 포지션에 따른 분업 농구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요즘 농구의 특징은 ‘포지션 파괴’다. 국내외 리그에서는 센터 역할에 어울리는 큰 신장이라도 외곽 슛에 능하고 기동력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이른바 ‘스트레치 빅맨’인데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이미 대세가 됐다.
NBA에서 스트레치 빅맨은 1990년대 토니 쿠코치(211cm)와 클리포드 로빈슨(208cm), 데틀레프 슈렘프(206cm), 2000년대 덕 노비츠키(213cm), 크리스 보쉬(211cm), 2010년대 라마커스 알드리지(211cm), 앤서니 데이비스(211cm), 채닝 프라이(211cm) 등으로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트레치 빅맨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져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렵다.
KBL만 보더라도 ‘전설’ 김주성(205cm)은 높이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외곽슛에 능하고 스피드도 갖췄다. 이미 포지션 파괴가 상당히 진행된 최근 농구에서 높이와 경기 속도, 박진감을 연결 짓는 것은 크게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이번 신장 제한 결정으로 리카르도 라틀리프(199.2㎝), 애런 헤인즈(199㎝) 등은 다음 시즌에도 국내 팬들을 볼 가능성이 생겼다. 반면 로드 벤슨(206.7㎝)과 데이비드 사이먼(203㎝), 버논 맥클린(202.7㎝) 등은 올 시즌을 끝으로 리그에서 볼 수 없게 됐다.
KBL은 “국내 선수 출전 비중 확대를 위해 외국 선수 출전 쿼터를 축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차기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시상식 항목 중 기존 '최우수선수(MVP)'는 '국내선수 MVP'로, '외국선수상'은 '외국선수 MVP'로 각각 변경하기로 했다. 역시 국내 선수를 부각시키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조치는 KBL이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이라는 기존 시각에서 탈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시즌 6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는 오는 17일,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는 28일에 각각 시작할 예정이다. 챔피언결정전은 4강 플레이오프 종료 시점에 따라 4월 7일 또는 4월 8일이나 9일에 개막할 계획이다. 플레이오프 경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2시 30분, 일요일 오후 6시로 정해졌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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