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상자 피와 토사물을 입으로 빨아내던 소방관님 감사합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상자 피와 토사물을 입으로 빨아내던 소방관님 감사합니다”

입력
2018.03.06 17:34
28면
0 0

순천소방서 이길호 소방관

구조 목격한 시민이 손편지 보내

“비록 아이는 세상 떠났지만...

따뜻한 위로와 격려 편지 감사”

지난 1월 4살 어린이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한 시민이 소방대원의 헌신적 노력과 위로의 뜻을 담아 전달한 손편지. 순천소방서 제공
지난 1월 4살 어린이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한 시민이 소방대원의 헌신적 노력과 위로의 뜻을 담아 전달한 손편지. 순천소방서 제공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편지를 받아 소방관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교통사고로 피투성이가 된 어린이를 살리려고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소방대원의 구조모습을 목격한 시민이 손편지를 전달했다. 감동을 준 주인공은 전남 순천소방서 이길호(38) 소방관이다.

6일 순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왕조119안전센터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에는 1월 27일 오후 1시14분쯤 순천시 해룡면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4살 어린이의 교통사고 현장에서 활동하던 소방대원의 구조 모습이 담겨 있었다.

자신을 교회 목회자의 아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출동한 소방관이 아이의 코에 가득 찬 피와 토사물을 입으로 빨아내면서 구조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감동 받았다”며 “그 아이를 살려내겠다는 큰 희생과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고 썼다.

사고 당시 왕조119안전센터 구급차는 다른 현장에 출동 중이었고 화재 진압요원이던 이 소방관은 먼저 도착해 아이에게 응급조치를 했다. 이 소방관은 크게 다쳐 의식이 없는 아이를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했다. 뒤이어 도착한 119구조대가 아이를 병원에 옮겼으나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이 상황을 지켜본 여성은 “아이는 세상을 떠났지만 소방관의 마음에 병이 생기지 않고 그날의 사고가 슬픔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그때처럼 천직이라 여기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위로를 전했다

그날 사건으로 침울해 있던 이 소방관은 사고가 난지 한 달여 뒤 시민의 손편지를 받고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이길호 소방관은 “아이가 세상을 떠나 마음은 아프지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편지를 받아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며 “모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순천=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