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산시스템 오류로
회사원 이모(36)씨는 6일 오전 ‘서울시 도로사용료 정기분 전자고지 안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다. 확인해보니 도로사용료 12만8,920원을 내라는 지방세 전자고지 안내 메일이었는데, 받는 사람이 자신이 아닌 ‘안모’씨였다. 이씨는 “이메일 주소가 정확히 적혀있어 무슨 착오가 있나 싶어서 오전 내내 메일에 나와있는 문의처(광진구청 건설관리과)로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라며 “오후가 돼서야 서울시 이택스 오류이니 이메일을 지우라고 자동응답으로 안내해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황당한 메일을 받은 것은 이씨뿐 아니다. 무려 70만명이 같은 메일을 받았다.
이날 사고는 서울시 전산 시스템 오류로 세금 고지서가 잘못 배포되면서 발생했다. 시 금고인 우리은행이 관리하는 이택스에 전산 오류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세무과는 6일 새벽 안모씨의 도로점용사용로 고지서를 보내는 과정에서 이택스(ETAX) 가입자 70만 명에게 무더기로 배포했다.
이로 인해 본인의 명의와 상관 없는 세금고지서를 받은 이택스 가입자 다수가 고지서 안내서에 있는 광진구청에 전화로 문의를 하면서 구청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서울시는 이택스 시스템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오늘 서울시 ‘2018년 3월 [구일반]도로사용료정기분 전자고지 안내’란 제목으로 수신하신 이메일은 시스템 오류로 잘못 받으신 것으로 본 사과 메일을 받으신 분에게 해당되지 않는 메일”이라며 “아침부터 혼선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며, 시스템 점검을 통해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와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택스 가입자들에게 정정 안내를 하고 사고 원인을 파악중”이라며 “해당 고지서에 안씨의 개인정보가 들어있기는 했지만, 비밀번호 6자리를 눌러야 열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메일을 받은 사람들이 이를 열람하거나 세금을 납부한 사례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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