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정부에 수입 철강제품에 일률적으로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여하기로 한 철강 232조 조치에서 한국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막판 설득전을 벌이기 위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지 3일 만에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산업통상부는 백운규 장관이 5일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전달해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규제 조처에서 한국은 제외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서한을 통해 향후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당면한 통상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고,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모든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르면 이번 주에 이 수입규제 조처의 이행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 역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을 다시 찾아 한국산 철강제품을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행정부 인사와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 등 주요 상ㆍ하원 의원을 만나 정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김 본부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을 찾아, 설득 작업을 벌였었다. 첫 방미에서 그는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행정부 주요 인사와 상ㆍ하원 의원 등을 만났다.
김 본부장은 이들 자리에서 한국산 철강이 미국 철강 산업에 위협이 되지 않고 현지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에 57억달러를 투자해 3만3,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 수출 철강품목 중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고, 철강 규제 조치가 자동차ㆍ항공 등 철강이 필요한 미국 내 연관 산업과 소비자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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