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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김기덕-조재현 피해자 만났다 "입장 청하자 장문의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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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김기덕-조재현 피해자 만났다 "입장 청하자 장문의 해명"

입력
2018.03.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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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이 김기덕과 조재현에 대해 다룬다. MBC
'PD수첩'이 김기덕과 조재현에 대해 다룬다. MBC

'PD수첩'이 미투운동의 영화계 사건을 다룬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을 방송한다. 

MBC 'PD수첩'은 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영화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성범죄에 관한 구체적인 증언들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2017년 영화 '뫼비우스'에 참여했던 여자 배우 A씨가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모욕죄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그 후 6개월 미투(me too)에 힘입어 배우 A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폭행했던 이유에 대해 "김기덕 감독이 요구한 성관계에 자신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행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안을 거절한 새벽에 김기덕 감독은 "나를 믿지 못하는 배우와는 일을 하지 못하겠다"며 전화로 해고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부당 해고라며 항의한 A씨는 영화를 그만두어야 했다.

김기덕 감독에게 또 다른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여배우 B씨는 "김기덕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입에 담지 못할 성적 이야기들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영화계에 큰 실망을 느낀 B씨는 그 이후로 영화계를 떠났다. 영화계를 떠난 지 오래지만 성관계 요구를 받고 공포심에 사로잡혀 화장실에 숨어있었던 순간을 생각하면 B씨는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PD수첩'은 또 영화 촬영 현장에서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배우 C씨를 어렵게 만났다. C씨는 촬영 기간 내내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에 시달려야 했다고 주장했으며 가해자는 김기덕 감독 뿐만이 아니었다고 했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배우 C씨는 "김기덕 감독이 다음 작품의 출연을 제안하며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PD수첩' 팀은 소문만 무성했던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에 대해 취재를 하는 와중에도 실체에 다가가기란 쉽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이 여전히 영화계에서 큰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참여한 한 스태프는 제작진과 인터뷰 촬영까지 마쳤지만 생계를 이유로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내지 말 것을 부탁했다. 이 일을 세상에 드러내기로 결심한 배우 A씨도 당시 촬영 현장에 참여한 스태프들에게 증언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증언을 꺼려했다. 

김기덕 감독은 제작진에게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을 장문의 문자 메시지로 보내왔다. 조재현은 기존에 불거진 사건들과는 다른 내용의 해명을 했다.

어렵게 말문을 뗀 피해자들은 신분 노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용기를 낸 이유에 대해 "한 사람의 힘이라도 더 보태지면 조금이라도 더 깨끗해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증언하지 못할 만큼 더 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그것을 회복하고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 바란다"고 전했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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