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해외여행객이 늘어난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월 여행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를 포함한 서비스수지 적자 또한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였다. 수출 호조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에 힘입어 경상수지는 71개월 연속 흑자를 냈지만 흑자폭은 4년 만에 가장 적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월 서비스수지는 44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12월(-37억7,000만달러) 역대 최대 적자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여행수지는 21억6,000만달러 적자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돈을 뜻하는 여행수입이 10억9,000만달러에 그친 반면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돈인 여행지급은 32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1월 출국자 수(286만7,000만명)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해외여행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의 입국자 수(30만5,000명)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여파로 전년 대비 46.0% 감소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말부터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일부 허용했지만 매우 제한적 조건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전소득수지(국내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송금, 원조 등 대가없는 거래) 또한 16억1,000만달러 적자로 역대 최대였다.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에 따라 본국 송금액이 늘어났고 원화 강세에 따라 해외송금이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상품수지가 81억1,000달러 흑자를 기록, 전체 경상수지(상품수지+서비스수지+이전소득수지)는 26억8,000만달러의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520억7,000만달러)은 반도체를 비롯한 세계 무역시장 호조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 대비 15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439억6,000만달러) 또한 원유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5개월 연속 늘었다.
한편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1억1,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 계정은 1억4,000만달러, 주식·채권 등 증권투자 계정은 34억9,000만달러 순증을 기록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 증가액(+105억7,000만달러)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지난달 순유출을 기록했던 외국인 국내투자(+70억8,000만달러) 역시 한 달 만에 순증으로 돌아섰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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