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지원 실태조사 결과 발표
법원 공무원 노조 ‘미투 설문조사’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와 관련, 판사가 여직원을 성희롱 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위원장 장진훈)’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이틀 동안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등 실태조사결과를 5일 발표했다. 5급 이하 전 직원 중 휴가자 3명을 뺀 직원 171명(여성 88명)이 조사에 응했다.
조사결과 한 여직원은 “2016년 여름에 한 판사가 짧은 반바지를 입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아줌마 같지 않네?라고 말했다”고 제보했다. 이 직원은 당시 짧은 반바지와 다리를 쳐다보며 한 말이라 성희롱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위윈회는 이 직원이 “재발방지 차원에서 직접 고지해달라”고 요구해 해당 판사에게 이런 내용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여직원은 2006년 주변에 떠밀려 상급자와 억지로 춤을 췄고, 2014년에는 선배가 회식 중 자신의 허벅지를 만졌다고 알렸다. “올 초 직원으로부터 신체접촉과 성적 농담을 들었다”고 신고한 직원도 있었다. 하지만 두 직원 모두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6건의 성희롱 등 의심 건수가 더 있었지만, 직원들이 성희롱 등으로 신고하지 않아 추가로 확인된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성희롱 등의 근절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회식 및 음주 지양 ▦가해자에 대한 실질적 처벌과 피해자 보호 ▦성희롱 등에 대한 교육 강화와 피해 처리 절차 안내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앞서 고양지원 법원 공무원 노동조합은 지난달 말 판사를 뺀 고양지원 직원 160명을 상대로 성희롱 및 성추행 피해 실태조사인 이른바 ‘미투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50명 중 14명(28%)이 성추행 등 직접 피해를 봤거나 피해 사례를 목격 또는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여성 직원 4명은 가해자로 판사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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