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윤성빈(오른쪽), 스켈레톤 윤성빈/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평창 얼음 트랙에 ‘아이언맨’ 윤성빈(24)이 있다면 구도(球都) 부산 마운드에는 롯데 투수 윤성빈(19)이 있다.
스켈레톤의 윤성빈은 지난달 설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며 스켈레톤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름조차 생소한 종목에서 단숨에 스타가 됐다. 애니메이션 속 영웅 ‘아이언맨’ 그림의 헬멧을 쓰고 질주하는 모습은 국내뿐 아니라 외신에도 타진되며 ‘황제’에 등극했다.
롯데의 신인 윤성빈은 ‘아이언맨’을 넘어 올 봄 깜짝 스타로 떠오를 기대주다. 부산고 출신의 우완 투수로 최고 구속 153km의 강속 패스트 볼이 주무기다. 195cm의 건장한 체격과 더불어 새 얼굴의 등장에 기대를 높였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지난 시즌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드래프트 당시 이정후(19ㆍ넥센)와 함께 최대어로 꼽히며 여러 구단이 탐을 내는 영건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둘은 다른 길을 걸었다. 이정후는 넥센의 1차 지명을 받아 화려하게 1군 무대에 데뷔했고 신인상을 수상하며 정상 가도를 달렸다. 고졸 신인 최초로 전 경기(144경기) 출장에 3할 타율(0.324), 최다 안타(179개) 등 각종 기록을 작성했고, 한 시즌 만에 연봉 1억 원을 돌파했다.
윤성빈이 부산고 시절 역투하고 있다./사진=OSEN.
윤성빈은 지난 1년 동안 어깨 재활과 체력 단련 등 몸 만들기에 힘썼다. 부산고에서 에이스 투수로 활약한 그는 드래프트 당시에도 어깨가 좋지 않았다. 고교 3년 동안 무리한 탓에 피로가 쌓여 휴식이 필요했다. 즉시전력으로 투입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최소 1년 이상의 장기간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이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드래프트에서 주저없이 윤성빈을 지명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속았다’는 비판도 일었지만 롯데는 당시 윤성빈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었다. 대개 고졸 신인이 1군 무대에서 뛰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1~3년 이상의 트레이닝을 거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1년 투자는 구단에 큰 손해는 아니다. 롯데는 한 시즌을 통으로 투자하고 기다림을 택했다.
윤성빈은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2군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며 기량을 점검했다. 체력을 100%로 끌어올린 그는 지난달 입단 후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며 기대를 높였다. 이번 시즌 목표는 1군 선발 명단에 포함돼 부산 사직구장의 마운드를 밟는 것이다. 지난 4일 일본 오키나와의 스프링캠프에서 진행한 자체 청백전에서는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 윤성빈이 지난해 이정후에 이어 ‘신인 신화’를 쓸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신인 스타가 탄생한 사례는 많지 않다. 2004년 롯데 1차 지명을 받은 부산고 출신의 장원준(현 두산)이 있지만 2015시즌 두산으로 이적했다. 평창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의 인지도를 뛰어넘고 신인왕에 등극할 지 관심을 모은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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