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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장기집권, 외교는 한중관계=흐림 북중관계=기로

입력
2018.03.05 18:3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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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에선 경제ㆍ군사ㆍ외교적 압박 가중 우려

북중관계는 복원과 단절 양극단 가능성 모두 열려

그림 1 5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개막식. 신화 연합뉴스
그림 1 5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개막식. 신화 연합뉴스

중국은 한반도 주변 국가 중 미국과 함께 경제ㆍ외교ㆍ군사분야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다. 중국의 권력지도 변화는 어떤 식으로는 한중관계와 북중관계에 투영될 수밖에 없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장기집권 체제를 갖추게 될 경우 한중관계에는 긍정적인 요인보다 부정적인 요인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5일 “시 주석이 앞세운 중화민족주의와 중국몽(中國夢) 실현은 국력을 과시하고 국익을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길게 보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 때처럼 중국의 이익을 앞세워 우리를 압박하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점차 복원되고 있지만 시 주석 1인에게 중국 국가권력이 집중되면 한중관계에 결국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란 얘기다.

실제 중국에선 사드 논란 당시 한국과의 무역적자 누적, 한국 문화의 중국 진출 확대 등에 대한 우려가 적잖게 나왔다. 경우에 따라 이 문제들이 전면에 부각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이 역내 패권을 추구하면서 정례 군사훈련을 비롯해 한미 동맹을 의식한 공세적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 정부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혈맹에서 최악으로 추락했다는 평가를 받는 북중관계는 기로에 설 전망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동참을 이유로 북한이 거세게 반발하고, 시 주석의 대북 특사가 홀대를 받으면서도 중국은 대미 완충지대로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해왔다. 하지만 절대권력을 확보한 시 주석이 대외정책의 초점을 역내 패권 확보와 미중 간 경쟁에 맞출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미중 양국이 대만과 북한을 선택지에 올려놓을 수도 있고, 남중국해 분쟁과 북핵 문제가 주고받기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현재의 북중관계는 미지근한 목욕물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근래 중국 내에서 논란이 돼온 북한 포용론과 포기론 사이의 힘겨루기가 시 주석 1인의 의중에 따라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점에서 북중관계는 복원과 단절이란 양극단의 기로에 놓인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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