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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국방예산 발표한 날, 미국 핵항모 전단 베트남 입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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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국방예산 발표한 날, 미국 핵항모 전단 베트남 입항

입력
2018.03.05 18: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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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모, 베트남전 이후 43년 만에 입항

中, 국방예산 8.1% 증액 192조원 투입

미 핵항모 칼빈슨 호가 5일 오전 베트남 다낭으로 도착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미 핵항모 칼빈슨 호가 5일 오전 베트남 다낭으로 도착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동아시아 군사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사상 최대 국방예산을 발표한 날에 맞춰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을 베트남에 입항시켰다. 남중국해를 포함한 서태평양 일대를 영향권에 넣으려는 중국의 시도와 이를 좌시하지 않으려는 미국의 갈등이 무력시위 수준으로까지 증폭되고 있다.

미국은 5일 핵추진 항모인 칼빈슨호 전단을 베트남 중부 다낭에 입항시켰다.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 매체와 소식통에 따르면 칼빈슨호는 닷새간 일정으로 이날 오전 해군, 공군 등 6,500명 병력과 전투기 72대를 싣고 다낭에 도착했다. 베트남전 종전 이후 항모로서는 43년만에 처음이며, 주둔 규모로도 최대에 달하는 미군 병력이 베트남에 온 것이다.

레티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ㆍ베트남 관계 증진과 함께 이 지역의 평화, 안정, 안보, 협력 및 개발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미 항모 전단의 베트남 방문은 중국의 팽창을 막기 위한 미국과 베트남의 합작물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전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다낭은 이후 관광도시로 거듭났지만, 동쪽으로 400㎞ 떨어진 해역에는 중국과 분쟁을 벌이는 파라셀 군도가 위치하고 있다. 미국과 베트남은 다낭에 미 항모를 입항시키는 방법으로 중국이 구축 중인 인공섬 군사시설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한편 중국은 이날 사상 최대 국방예산을 공개하며 시진핑(習近平) 장기집권 시대를 맞아 미국에 맞서는 군사대국으로 부상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에서 올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8.1%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상 최대인 1조1,289억위안(19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국방비에 쏟아 붓겠다는 얘기다. 중국의 국방비 지출액 증가율이 2016년(7.6%)과 2017년(7.0%)에 머물렀던 걸 감안하면 이번 발표는 중국의 군사굴기 의지를 확인해준 것으로도 평가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가안보 환경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난 상황에서 중국이 확고부동한 강군의 길로 나아가고 국가 주권, 안전, 발전 이익을 단호하고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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