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올레드 TV AI 씽큐 등 첫 선
음성으로 정보검색ㆍTV 조작
화질도 스스로 개선
삼성 AI 고화질 변환 기술 적용
85형 QLED TV 하반기 출격
세계 TV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는 인공지능(AI) TV로 격돌한다. 수년째 진행 중인 화질 경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TV의 지능’ 대결이다. 포문은 LG전자가 먼저 열었다. LG전자는 판매량이 급상승 중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AI 기능을 결합한 ‘LG 올레드 TV AI 씽큐(ThinQ)’와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LG 슈퍼 울트라HD TV AI 씽큐’를 5일 선보였다.
‘거실의 맹주’ TV와 AI의 랑데부
이날 오전 LG전자가 서울 양재동 서초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처음 공개한 AI TV에는 독자 플랫폼 ‘딥씽큐(DeepThinQ)’와 AI 화질엔진 ‘알파(α)9’이 탑재됐다.
채널 검색은 물론 정보검색, TV 조작이 음성으로 가능하다. 리모컨 마이크에 대고 “요가 강좌 틀어줘” “오늘 날씨 어때” 같이 명령만 내리면 된다. 별도 AI 스피커는 할 수 없는 사운드 바나 게임기 등 외부기기 연결도 된다. TV에 탑재된 AI여서 영화를 감상할 때 “시네마 영상모드로 바꿔줘”라고 명령하면 입체적 화질과 풍성한 효과음으로 조정된다.
알파9은 입력 영상을 분석한 뒤 4단계로 화면의 노이즈를 제거해 선명한 화질을 보여준다. 스스로 사물과 배경을 분리해 각각 최적의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 값을 조정해 사물은 선명해지고 배경은 원근감이 강화되면서 영상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슈퍼 울트라HD TV AI 씽큐에도 비슷한 기능을 하는 알파7 엔진이 탑재됐다. LG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도입한 ‘더 프레임’처럼 TV를 보지 않을 때는 액자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갤러리 모드’도 추가했다.
올해 새로 나오는 LG 올레드 TV 10개 제품 가격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낮아진다. 55형(인치)이 300만~360만원, 65형은 520만~1,100만원, 77형은 1,700만~2,400만원이다. 2013년 첫 출시 당시 55형 올레드 TV 가격은 지금보다 5배나 비싼 1,500만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7일 미국 뉴욕에서 '2018 QLED TV 글로벌 출시' 행사를 열어 AI 플랫폼 ‘빅스비’를 결합한 본격 AI TV를 내놓는다. 갤럭시S8 이후 제품에 적용된 빅스비는 스마트폰에서 보여준 음성인식 기능 등을 TV에서도 실현하게 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를 통해 삼성전자가 처음 공개한 8K 화질의 85형 QLED TV는 올해 하반기 출격 예정이다. 이 TV에는 ‘AI 고화질 변환 기술’이 처음 적용돼, 화질이 나쁜 영상이라도 TV가 스스로 밝기와 번짐 등을 바로잡아 시청자에게는 고화질 영상을 보여주게 된다.
끝나지 않는 삼성 vs LG ‘TV 대전’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 2위를 굳게 지켰고 고급 제품군에서는 올레드TV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별도의 광원(백라이트) 없이 화소가 빛을 내 완벽한 블랙을 표현하고 두께가 얇은 올레드 TV의 장점이 가격 인하와 맞물리면서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2013년에는 LG전자 혼자였지만 지금은 소니 필립스 파나소닉 등 글로벌 톱10 TV 제조사 중 7개 업체가 ‘올레드 진영’에 합류했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은 5일 “LG전자 전체 TV 매출 중 올레드 TV 비중이 지난해 15%에서 올해는 2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레드 진영이 급속히 세를 불리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QLED와 마이크로LED 두 가지 기술로 승부를 걸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인 한종희 사장은 최근 “올레드 TV 진출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7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화면이 커질수록 가격이 급상승하는 올레드 TV의 단점을 ‘크기’로 공략하는 전략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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