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바꾸면 풍요로운 미래 제공”
비핵화 노선 전환 땐 보상 암시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대북특별사절단과의 회동을 시작한 북한에 대해 진솔한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비핵화 노선을 선택할 경우 그에 따른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기자대회 오찬사을 통해 “북한이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진솔한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정부는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을 그려나가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변국들의 대화 의지가 분명한 지금이 북한의 ‘골든 타임’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거듭 천명한 것이다.
강 장관은 “현재까지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대화에 임하겠다는 어떠한 의향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으로서도 강력한 제재가 부과된 현 상황에서 미국과의 담판 없이는 자신의 핵심이익이 보장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북한 비핵화가 우리 정부의 목표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은 대화의 분위기를 해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하고, 이럴 경우 우리는 북한에 보다 밝고 풍요로운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는 공통된 입장을 견지해 나가고 있다”며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 의지를 촉구했다.
이날 대화를 강조한 강 장관의 연설은 최근 강경해진 북한의 태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수십 년간에 걸친 조ㆍ미회담 역사에서 우리는 단 한 번도 미국과 전제조건적인 대화탁(대화탁자)에 마주 앉은 적이 없다”며 사실상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거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우리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에 진전이 없을 경우 남북대화의 진전과 남북관계의 개선이 이뤄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북미 간 직접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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