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으로 교황청 재무원장을 맡았던 조지 펠(76) 호주 추기경이 5일(현지시간) 호주 법원에 출석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6월 아동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펠 추기경이 본격적인 재판을 위해 호주 법원에 출석한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4년부터 교황청 재무원장을 맡았던 펠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서열 3위인 최고위직 인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고 고문 중 한 명이기도 한 펠 추기경은 그 동안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교황청 관리 중 최고위직이다.
펠 추기경은 5일 호주 법원에 출석해 향후 4주 동안 재판 전 심리를 받게 된다. 호주 경찰은 지난해 6월 기소 당시 “다수의 혐의와 고소인이 있다”는 사실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피해자의 사망으로 펠 추기경에 대한 고소 중 한 건이 취하된 점을 고려할 때 오래 전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주 동안 진행될 재판 전 심리에서는 성추행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호주 법원은 펠 추기경의 공식 재판을 진행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 판단한다. 그 동안 펠 추기경은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전면 부정해왔다.
최고위직 추기경의 성범죄 연루로 인해 바티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이래 줄곧 교단 내 아동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펠 추기경을 비롯한 고위직 성직자들의 성범죄 혐의가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무관용 원칙’이 구호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향후 진행될 심리에서 성추행 피해자들의 증언은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펠 추기경은 아직까지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그의 변호사인 로버트 리히터는 “고령의 추기경은 공식적으로 무죄를 주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혐의 불충분으로 재판 문제가 해결될 경우 펠 추기경은 원래 직위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조지 펠 추기경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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