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스테픈 커리(왼쪽)./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한국시간) 세계 농구ㆍ골프 팬들을 동시에 놀라게 한 사진이 북미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판 커리(30ㆍ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다. 미국 지상파 NBC 스포츠에 따르면 커리는 호텔방에서 7번 아이언으로 스윙 연습을 하다가 그만 휴대폰 알람 소리에 놀라서 그립을 놓쳐 유리 테이블을 박살냈다. 그는 “멍청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당신이 미국프로골프(PGA) 선수인 것처럼 느껴진다면 호텔방에서 스윙을 해보라“는 멘트를 달았다.
본인의 실수를 지적한 에피소드지만 커리는 과거 골프광으로 유명했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5) 못지않은 골프 마니아이다. 아버지를 따라 취미로 골프를 했던 그는 프로암대회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고교 시절에는 농구와 골프를 병행했고 핸디캡이 0.6일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다. 2015년 골프 다이제스트에서 매긴 타 종목 스포츠 스타 골프 실력 순위에서 14위를 차지했다. 작년 8월에는 PGA 2부인 웹닷컴 투어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데뷔전도 치렀다. 이틀 연속 4오버파를 쳐 최하위권으로 컷 탈락했지만 지난 주말은 팀 동료 클레이 톰슨(29)과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라운딩을 앞두고 승부욕이 발동해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골프가 스트레스를 푸는 데 그만”이라는 여러 스타들의 말처럼 각 스포츠 분야에서 현역 최고로 활약하면서도 취미로 골프에 푹 빠져 사는 스타들이 상당수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3)는 2012 런던올림픽 뒤 은퇴를 하고 프로 골퍼 준비 과정을 담은 미국 골프채널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때 골프 용품사와 정식 스폰서 계약까지 맺었다.
쿠바에서 망명한 야구 스타 요에니스 세스페데스(33ㆍ뉴욕 메츠)는 2015년 포스트시즌(PS)에서 성적이 부진할 때도 골프를 쳐 구설수에 올랐을 만큼 골프 사랑이 지나치다. 199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스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렉 매덕스(52), 톰 글래빈(52), 존 스몰츠(51) 3총사는 원정 때 골프채를 늘 챙겨 다녔고 이 중 스몰츠는 PGA 2부 투어 정규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박찬호(45)와 동갑내기로 동시대를 활약했던 싱커볼러 데릭 로우(45)는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이 벌어졌던 시카고 인근 메다이나이 컨트리클럽에서 싱글을 작성한 실력자다.
선수들이 꼽는 최강의 아마추어 골퍼로는 미국프로풋볼(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토니 로모(38)가 꼽힌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로모의 공식 핸디캡은 PGA 투어 선수급 실력인 +3.3이다. 로모는 US오픈 예선에 출전한 적도 있다. 비록 2차 관문에서 낙방했지만 프로 선수들과 겨뤄도 되는 실력임을 과시했다.
한국 스포츠 스타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박찬호는 드라이버를 잡고 무려 284m의 장타를 날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과거 해태에서 활동했던 투수 이상윤(58)은 야구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골퍼로 유명했다. 양상문(57) LG 단장 역시 세미프로 시험에 도전했던 이력을 가졌다.
다가올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이변을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장 신태용(48)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골프는 신 감독이 푹 빠져있는 취미인데 가족들이 다함께 즐기는 운동이다. 작년 6월 중순 성남에서 만난 신 감독은 “여행 다니는 것도 좋아하지만 시간 나면 골프를 주로 친다”면서 “1995년에 결혼하고 난 다음부터 쳤으니까 20년 정도 됐다. 핸디캡(평균타수에서 기준타수를 뺀 수치로 보통 6 이하면 고수로 분류) 5 수준이다. 골프는 발목이 안 좋아서 운동을 쉬고 있을 때 동네의 한 선배님이 골프채를 풀세트로 선물해준 게 계기가 돼 치게 됐다. 일단 선물을 받았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연습장 가서 쳐봤는데 재미있었다”며 골프만 생각하면 즐거운 미소를 짓는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트렌드] 김남주-김태리-유이, 미투운동 여배우들도 나섰다
‘상승세’ 고진영, 박성현 위협하는 '루키'...신인 3관왕 차지할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