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고려대 의료원장, 기자간담회에서 청사진 밝혀
“고려대 의대 90년 역사와 성과를 미래의학을 선도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습니다.”
이기형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고려대의료원장은 5일 낮 서울 종로구 포시즌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려대의료원의 비전을 이같이 밝혔다.
고려대 의대는 1890년 10월 의료선교사 로제타 홀 여사가 보구여관에서 여성 환자를 돌보며 여성이 남자의사에게 몸을 보일 수 없는 유교적 관습 하에 여의사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해 5명의 여학생에게 의학교육을 시작한 것에서 유래됐다. 이 가운데 1명인 김점동(에스터 박)을 미국 볼티모어여자의대에 유학을 보내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를 길러낸 것이 1900년이었다.
이 의료원장은 “이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미래 의사를 키워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강의실에서 습득한 지식만으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이 범람하는 시대를 주도하는 의사를 키워내기 어렵다”며 “학생 주도적, 변별력 있는 교과과정을 개편했다”고 했다.
의료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연구분야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년은 유전자 연구의 최고 전문 교수(생리학교실), 미래 인료를 위협하는 인플루엔자의 전문 교수(미생물학교실), 의료기기 분야의 핵심적 변화를 주도할 바이오닉스 전문 교수(의공학교실) 등을 충원해 미래의학연구를 선도하기로 했다.
이홍식 고려대 의대 학장은 “정밀의료사업단의 성과 가시화, AI항생제 어드바이저 Aibril 상용화, 신약 및 새 치료법 개발 등을 통해 한국인 맞춤형 치료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 대학 병원 기업 등을 연계해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을 국민에게 신뢰받는 안전한 병원으로 키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올해 예정된 JCI 4차 인증과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앞두고 철저히 준비해 환자 안전시스템을 재정비하고, 환자안전문화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또한 “최소수혈외과병원을 열어 안전한 수술 및 치료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불필요한 수혈을 줄이면, 수혈로 인한 감염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센터가 아닌 병원단위에서 최소수혈을 실시하는 것은 고려대 안암병원이 국내 처음이다.
국제 진료에도 앞장설 것임을 확인했다. 박 원장은 “세계 수준의 의료진과 최첨단 인프라를 갖추고 한국의료를 알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미 아랍에미리트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각국에서 찾아 오는 중증질환 환자를 늘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환자 안전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인정받는 의료기관을 발전해 나가겠다”고 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최근 수년간 암병원 개원을 비롯, 서울 서남권 최초의 감마나이프센터, 최신 로봇수술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주요 특성화센터와 클리닉을 중심으로 최첨단 의료와 환자 중심의 다학제 진료시스템 구축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한승규 고려대 구로병원장은 “의료소외지역에 뿌리내린 이래 환자와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왔다”며 “견고한 성장과 함께 미래형 메디컬 클러스터 구축 등 진료와 연구를 두 축으로 최첨단 의료시대를 향해 거침없는 혁신과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진료 및 연구 인프라를 확충해 중증질환 중심의 진료를 실현한다는 의지를 표했다. 안산병원은 경기 서남부지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다.
지난 2016년 11월 기공한 이래 현재 6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진료지원동을 금년 7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안산사이언스밸리 활성화를 주도하고, 안산시와 더불어 지역 연구생태계 내에 헬스케어로 특화한 개방형 연구개발 혁신 클러스터 및 강소(强小) 연구개발특구를 추진 중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