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유럽산 자동차 고관세 부과 맞불 놓자
독일 경제 장관 “이길 수 없는 게임 하고 있다”
앞서 EU는 미국산 수입액에 보복 관세 검토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시킨 무역 공방전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독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독일 정부가 공개적으로 자제를 요청하며 맞받았다. 표현은 점잖았지만, 앞서 EU가 이미 미국산 수입 제품에 보복 관세를 공언해놓은 터라 전면전도 불사할 태세다.
4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브리기테 치프리스 독일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관세 등 보호무역 조치를 우려하는) 미국 내부의 합리적인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그의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도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싶어한다”며 “점점 더 많은 상품에 많은 관세가 부과될수록, 자유무역과 번영은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발표한 철강 알루미늄 관세 폭탄에 대항해 미국산 수입액의 보복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유럽산 자동차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맞불을 놓았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사실상 독일을 겨냥한 공격이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 적자 문제와 관련해 독일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ㆍ보호무역’ 정책을 설계했던 피터 나바로 전 국가무역위원회 (NTC) 위원장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럽에 판매하는 미국 차의 수를 제한하면서, 수 백 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팔고 있다고 맹비난 해 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EU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독일인은 매우 나쁜 사람들”이라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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