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만찬 행사서 가능성 언급
비핵화 전제 조건도 재차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언론인 연례 만찬 행사 자리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농담을 주고받는 가운데 나온 언급인데다가,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가 변하지 않은 만큼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수준의 발언으로 보인다.
4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르네상스워싱턴호텔에서 열린 중견 언론인 모임 그리드아이언 클럽(Gridiron Club)의 연례 만찬에서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그들(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다고 제안해 왔다. 나는 우리도 그러고 싶지만 그쪽이 비핵화(de-nuke)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도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탐색 중이나 대화 조건으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또 “미치광이와 대화하는 위험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문제는 내가 아니라 그(김정은)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대화를 하더라도 회담의 주도권은 자신이 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일단 두고 보자”라며 “회담을 하고 좋은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에 관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리드아이언 연설에서 자신과 백악관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거리를 농담조로 언급했지만,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선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의 불화 때문에 지난해 그리드아이언 만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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