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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미투 공작설, 피해자에게 더 큰 짐… 폭로에 좌우가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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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미투 공작설, 피해자에게 더 큰 짐… 폭로에 좌우가 어디 있나”

입력
2018.03.04 17:3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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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는 상식적인 범죄 고발 운동

진보정권서 문제의 뿌리 뽑아야”

김어준 부적절한 발언 비판 고수

명예훼손 맞고소 막는 입법 노력

“미투에 큰 힘” 여성들 응원 쇄도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투운동 공작'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투운동 공작'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폭로하는 데 좌우가 어디 있습니까.”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최근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운동과 관련해 공작설을 제기한 방송인 김어준씨의 발언에 대해선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굽히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공작의 관점에서 미투 운동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자를 분열시킬 기회이고 결국 타깃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 지지층이 될 것”이라며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비판한 글을 올린 금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수천 개의 비난 댓글이 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여기에 같은당 소속인 손혜원 의원은 “전체 맥락과 달리 오해할 만하게 잘라 편집해 집중 공격하는 댓글단의 공작”이라 김씨를 두둔했고, 정청래 전 의원은 “난독증도 이런 난독증이 없네”라며 오히려 금 의원을 비꼬았다.

이처럼 당내 일부 세력까지 공격을 하는 상황이지만 금 의원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를 하소연할 때 ‘네 탓이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다”면서 “대신 ‘조직이 이로 인해 불화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투운동의 공작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조직 보호의 논리로 피해자를 침묵시키는 아주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투운동 공작'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투운동 공작'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일부 당내 지지층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내부 경고음을 울리는 이유는 분명했다. 피해자들이 ‘나의 고발이 결국 조직에 대한 흠집내기가 아닐까’라고 의심하는 순간 미투운동이 동력을 잃게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 의원은 “수년간 성폭행 피해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용기를 내고 있는데 공작 가능성을 운운하는 것은 피해 여성들에게 ‘진보진영의 분열 방지’라는 더 큰 짐을 지우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용기만으로 이어지던 미투 운동에는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비난과 항의에도 “정치논리를 떠나 상식적인 얘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여성의 응원은 쇄도하고 있다. 금 의원은 “미투 운동은 지극히 상식적인 범죄 고발 운동이고 여성 사이에 광범위한 공감대가 생겼다”며 “진보 예술가들의 성폭력이 드러난 것은 진영을 떠나 모두가 반성할 부분인데 이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진영에 관계없이 젠더 문제에 무감각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미투운동은 여러 가지 변화 중에 누적된 문제들이 표출된 것이고 흐름을 바꿀 순 없다”고 운동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진보진영이 집권세력이 됐는데 지금 이 문제를 진지하게 듣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뼈아픈 한계로 남게 될 것”이라며 “진보세력이기 때문에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금 의원인 이와 관련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공개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추진하는 등 입법활동으로 미투운동에 힘을 보탤 생각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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