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ㆍ金, 남북회담 두차례 실무 경험
조평통ㆍ통전부 라인 각각 맡을 듯
대북 경험 없는 윤건영 실장은
대화 과정 돌발상황 대응 역할
4일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구성에선 주무부처인 통일부 장관이 빠지고,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전담 마크한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이 포함된 것도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특사단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남북대화의 경험이 많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포함돼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으로 대신했다. 실제 천 차관은 대표적인 정책통으로서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담당해 온 대북 베테랑이다. 특히 2007년 10ㆍ4 남북정상회담 때도 통일부 회담기획부장으로서 서훈 당시 국정원 3차장과 조명균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과 함께 회담의 실무 주역으로 활동했다. 천 차관은 조 장관 대신 통일부를 대표해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측과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대북업무를 관할하는 김 차장도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남북정상회담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그는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 때 19일간 한국에 머문 맹경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물밑에서 남북 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에서도 맹 부부장과 ‘국정원-통전부’라인을 가동하면서 서 원장을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윤 실장은 대북통이 아니란 점에서 의외의 인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윤 실장은 (특사단 수석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윤 실장은 전체적으로 국내 상황뿐만 아니라 남북 간 상황도 관리해 온 만큼 대표단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당시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김창선이 김여정 제1부부장의 비서 역할을 했던 것에 조응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사단이 북한에서 고위급 인사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실시간으로 의견을 공유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때문에 북측과 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응하려면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 실장의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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