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손흥민의 질주가 무섭다. 사흘 만에 두 경기 연속 멀티골을 기록하며 ‘2월 징크스’를 말끔히 털어냈다.
손흥민(26ㆍ토트넘)은 4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허더즈필드전 홈경기에서 리그 9, 10호 골을 몰아넣으며 토트넘의 2대 0 완승을 이끌었다.
2선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27분과 후반 9분 골을 터뜨린 뒤 후반 25분 에릭 라멜과 교체됐다. 약 70분 동안 경기 내내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팀의 2골을 모두 책임졌다. 지난 1일 로치데일전(2골1도움)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 골이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닷컴은 허더즈필드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에게 9.18점을 줬다. 이날 양 팀에서 평점 8점 이상을 받은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최근 정규리그(8승3무)와 FA컵(3승 2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리그(1무) 등 17경기 무패 행진(11승 6무)도 이어갔다.
지난 2월은 손흥민에게 악몽이었다. 40일이 넘도록 득점포가 침묵했다. 7경기에 나와 1도움이 전부였다. 지난해에도 1월에 4골 몰아넣었다가 2월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하는 등 ‘2월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기세는 무섭다. 지난 1일 잉글랜드 FA컵 16강전(로치데일전)에서도 2골을 터뜨렸다. 29경기 만에 10호 골을 채웠는데 지난해 10호골(4월8일) 보다 무려 한 달 이상 빠른 페이스다. 팀 내에서도 해리 케인(24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의 포지션이 전방 공격수가 아닌 2선 미드필더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활약이다. 리그 9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차범근 전 감독이 세운 유럽 4대 리그 최다 리그 골(1985~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7골) 기록도 가시권에 있다.
영국 일간지 이브닝스탠다드는 지난 3일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2년 남았지만, 토트넘이 조만간 재계약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현재 주급 6만 파운드(약 9,000만원)를 받고 있다.
한편 토트넘은 오는 9일 유벤투스와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18일 유벤투스전 1차전에서는 2대 2로 비겼다. 손흥민은 최근의 활약으로 2차전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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